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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잠실주공5단지에 야외 수영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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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울 잠실주공5단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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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쓰는 '내 집 마련'이란 말에서 '집'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아파트의 원형은 무엇일까. 무주택자와 다주택자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정부의 각종 정책과 로또청약에 쏠리는 수요자들의 관심도 오래 전에는 불필요한 것이었다.

아파트가 우리 생활에 들어온 지는 100년 남짓 됐다. 1920~1930년대 일제강점기 때다. 당시에는 '분양'이 아닌 '임대' 방식이었고, 가족 단위가 아닌 1인의 장·단기 숙박을 책임지는 공간이었다. 따라서 1인 거주자들의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한 상점(음식점)이 오늘날 주상복합 아파트처럼 1층에 자리잡고 있었다. 아파트는 높지 않았고, 일반 상업가에 바로 접해 있는 구조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혼자 사는 이들이 많은 만큼 아파트 내에서의 '풍기문란'을 다룬 소설도 있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임대업은 시대를 막론하고 건재했다.

그렇다면 지금의 단지형 아파트는 언제 생겨났을까. 1960년대 지어진 '마포아파트'가 최초다. 6층 높이의 이 아파트는 중산층을 타깃으로 지어졌다. 이후 '선분양 제도'가 더해지면서 아파트는 가족형으로 변모해갔다. 아파트라는 주거 형태가 비단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울타리를 친 폐쇄적 구조의 단지형은 국내에만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경제 개발이 본격화하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급상승하면서 아파트도 고급스러워졌다. 오늘날의 커뮤니티시설로 볼 수 있는 '실외 수영장', '테니스장' 등이 단지 내 조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준공된 지 오래된 몇몇 아파트 단지에서는 테니스장을 찾아볼 수 있다. 또 대표적인 재건축 추진 단지인 서울 '잠실주공5단지'에는 야외 수영장이 있었다. 현재는 메워져 주차장으로 사용 중이다. 중산층의 상징이었던 단지 내 야외 수영장은 여의도 시범아파트도, 반포주공에도 만들어졌지만 민원과 관리 등에 어려움이 많아 점차 없어졌다.

우리에게 익숙한 '자이', '래미안', '푸르지오' 등의 브랜드 아파트가 생겨난 지는 그리 오래지 않았다. 1990년대 말부터다. 1997년 IMF 사태 이후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와 소형평형 의무 비율 규제를 풀고 건설산업 경기를 끌어올리려 한 것이 주효했다. 이후 지금까지 수요자들의 욕망을 건드리는, 건설사들의 고급 브랜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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