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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우아한형제들, 쿠팡 공정위 신고·경찰 수사 의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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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 1위 ‘배달의 민족’과 ‘배민라이더스’를 운영하는 우아한형제가 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쿠팡에 선전포고를 했다.

우아한형제는 쿠팡이 영업 비밀을 침해하고 불공정거래 행위 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최근 급성장 하고 있는 배달 O2O(Online to Offline) 시장은 최근 쿠팡을 비롯해 위메프 등을 비롯해 네이버, 카카오 등이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다. 문 앞 배달 음식을 누가 놓을지를 두고 치열한 한판승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아한형제와 쿠팡의 이번 대립은 경쟁 초반 기선을 잡기 위한 전초전의 성격이라는 분석이다.

◇우아한형제들 vs 쿠팡
20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이번 신고와 수사 의뢰는 외식업주들이 쿠팡의 ‘무리한 영업 활동’을 배민과 언론에 알리면서 시작됐다. 쿠팡이 음식점에 배민과의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쿠팡이츠’와 독점 계약을 맺으면 수수료를 대폭 할인해 주고 매출 하락시 최대 수천만 원에 이르는 현금 보상까지 해주겠다고 제안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쿠팡이츠는 고급 레스토랑, 디저트 카페 등과 계약을 맺고 이를 배달해주는 서비스로 배민라이더스와 사업영업이 유사하다. 쿠팡이츠는 20%에 달하는 수수료를 배민의 핵심 파트너 음식점 50곳에만 한시적으로 5%까지 낮춰주겠다며 배민과 계약 해지를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쿠팡의 이 같은 행위가 공정거래법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 금지) 제1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부당하게 경쟁자를 배제하는 행위’와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행위’ 등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또 쿠팡이 배민라이더스의 매출 최상위 음식점 명단과 매출 정보까지 확보해 영업 활동에 이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영업비밀보호법 상 ‘영업비밀 침해 행위’에 해당하는지 경찰 수사 등의 방법을 통해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추후 소송 등 추가적인 법적 조치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쿠팡이 처음에는 잘못을 인정하는 듯 하다가 문제가 커지자 ‘1위 사업자가 신규 진입자를 막는다’는 식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며 “이번 문제의 핵심은 쿠팡의 위법 행위 여부이며, 이에 대해서는 공정위와 경찰이 엄정하게 판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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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쿠팡은 정식 서비스를 론칭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우아한형제들의 문제 제기는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시장조사를 했으며, 새롭게 도전하는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시장에서 여러 기업이 경쟁하면 고객 혜택도 늘어날 수 있는데 점유율 60%가 넘는 사업자가 신규 진입자를 비난하는 것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영업비밀을 부정하게 사용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배달의 민족이 공개하고 있는 주문수 등 시장 정보를 바탕으로 추산한 시장조사 자료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다윗과 골리앗…뚜껑은 열어봐야
이번 싸움은 외형적으로 보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연상된다 . 우선 우아한형제들과 쿠팡은 매출 규모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매출은 3193억원, 쿠팡은 같은 기간 4조4000억원이다. 단순히 매출액만 놓고 보면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로켓배송 등을 통해 배송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는 쿠팡이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경우, 업계 경쟁 구도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하지만 우아한형제들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다. 2010년 설립된 우아한형제들은 쿠팡과 달리 외형 성장과 수익성 모두를 잡았다. 점유율도 압도적인 1위이다. 지난해 국내 음식배달 시장 규모는 약 20조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배달 O2O 시장 규모는 약 3조원으로 전체 음식배달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 배달앱 시장에서 60%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우아한형제들은 쿠팡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외부 투자금 유치를 통해 기업 성장의 실탄을 확보하고 있다. 우아한 형제들은 지난해 12월 힐하우스 캐피탈, 세콰이어 캐피탈,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부터 3611억원(3억2000만달러)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에 앞서 2014년 골드만삭스로부터 400억원, 2016년 힐하우스 캐피탈로부터 570억원, 네이버로부터 350억원 등을 유치하기도 했다. 특히 네이버라는 우군을 얻은 것이 주목된다. 올해 1월 네이버 AI 플랫폼 ‘클로바’가 탑재된 스피커로 배달의민족 등록 업체의 배달음식 주문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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