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1 (토)

바른미래 당권 투쟁 '이면'에 쏠리는 '정계개편' 시나리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바른미래당 내홍이 격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야권발 정계개편에 정치권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오신환 원내대표 당선 이후 손학규 대표를 향한 사퇴 압박이 거세지는 등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을 위한 계파간 주도권 다툼이 불거진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바른정당계·국민의당 호남계가 보수와 진보로 성향이 뚜렷하게 갈리는 만큼 당권 투쟁에서 패배할 경우 어느 한 쪽이 집단 탈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바른미래당은 김관영 원내대표의 조기 사퇴 선언을 계기로 다른 당과의 연대 및 합당 가능성을 일축하는 등 '자강'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지난 15일 손 대표 사퇴를 공약으로 내건 오 원내대표가 당선되면서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쏘아올려진게 아니냐는 평가다.

주도권을 잡은 건 오 원내대표를 비롯한 옛 새누리당 출신의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다.

우선 이들이 보수당과 연대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유승민(대구 동구을)·하태경(부산 해운대갑)·이혜훈(서울 서초갑) 등 보수 색채가 강한 지역구에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다수 포진한 만큼 내년 총선 전에 보수 정당과 연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손 대표의 퇴진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도 '유승민·안철수' 공동체제로 전환해 자유한국당 등과 연대하기 전에 당권을 차지하기 위한 복안이라는 관측이다.

당 관계자는 "손 대표가 만약 퇴진할 경우 당 성향이 우향우할 수 있는 만큼 한국당과 전략적 연대가 가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반대로 김동철·박주선 등 호남계는 민주평화당과 합당 혹은 제3 신당 창당 등 '호남 연대'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오 원내대표 당선 이후 점점 보수화되고 있는 바른미래당의 간판으로 호남 지역에 나갈 경우 필패(必敗)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유성엽 신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이 보수화 돼 가고 있다는 점을 언급, "제3지대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분명해졌다"며 호남계 연대 가능성을 드러냈다.

특히 호남계 의원들의 '최후 보루'인 손 대표가 조기 퇴진할 경우 집단 탈당 가능성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주승용 국회부의장이 최고위원직을 수락하는 등 손 대표를 향해 지원사격을 하는 양상이다.

한편 손 대표의 퇴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손 대표와 오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 당직인사 선임 문제를 놓고 다시 충돌했다. 손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정책위의장에 채이배 의원, 사무총장에 임재훈 의원, 수석대변인에 최도자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하지만 오 원내대표는 "안건을 날치기 상정 하려는 건 옳지 않다"며 "당헌, 당규를 무시하고 당을 혼자 운영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오는 21일로 예정된 긴급 최고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놓고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