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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원안위, 규정 어긴 한빛원전에 ‘특사경’ 첫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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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1호기 시험 중 사고 12시간 방치…무면허 운전원 조작도 포착

최근 전남 영광 한빛원전에서 열 출력이 제한치를 초과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한국수력원자력이 규정을 어기고 12시간 가까이 수동정지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특별조사에 착수했다. 원안위 점검에서는 당시 현장 운전원들이 관련 규정을 숙지조차 하지 못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원안위는 한빛 1호기 원자로 수동정지 사건 특별점검 결과 한수원의 원자력안전법 위반 정황이 확인돼 발전소 사용을 정지시키고 특별사법경찰관을 투입해 특별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2017년 출범한 원안위 특사경이 원전 고장 사건에 투입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원안위와 한수원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0일 오전 10시30분쯤 한수원이 한빛 1호기 재가동을 위해 제어능력 측정시험을 하던 중 실수로 제어봉이 기준치 이상으로 인출됐다. 제어봉은 중성자를 흡수해 원자로 출력을 조정하는 장치다. 제어봉이 빠지면서 원자로 열 출력이 제한치인 5%를 초과해 18%까지 급증했다. 법정 운영기술지침서에는 열 출력이 제한치를 초과할 경우 즉시 원자로를 정지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한수원은 12시간 가까이 지난 오후 10시2분에야 원자로를 수동정지했다. 한수원 운전원들은 원안위 조사에서 원자로를 즉시 정지해야 한다는 규정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운영기술지침서는 원전 운영의 기본 규정으로 이를 준수하지 않았을 경우 운영허가를 취소하는 조치까지도 내릴 수 있다.

면허가 없는 운전원이 제어봉을 조작하다 사고를 낸 정황도 포착됐다. 원안위 관계자는 “무면허자가 제어봉을 조작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감독자면허 소지자의 감독을 받았는지는 진술이 엇갈려 특사경 조사를 통해 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한빛원전에 대해 특별진단과 특별교육을 실시해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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