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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마트에 입점해주세요" 문턱 낮춘 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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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 6층 컨벤션홀에는 '이마트' 'PK마켓' '삐에로쑈핑' 등 간판을 단 60여 개 부스가 빼곡했다. 복대처럼 착용하는 저주파 안마기, 국수처럼 길게 뽑은 밀떡볶이 등 식품과 생활용품 분야를 망라했다. '삐에로쑈핑' 간판을 단 업체는 삐에로쑈핑에 입점 의사를 밝힌 곳이다.

이마트는 기존에도 스타 상품 발굴 프로젝트를 해마다 진행해 청년 상인 상품, 중기 우수 상품을 이마트에 입점시켰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이마트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50% 급감하는 등 오프라인 쇼핑 시장이 위축됐다. 이마트는 부진을 타개할 '킬러 상품'을 찾기 위해 공모전을 열었다.

이마트는 될성부른 상품을 찾기 위해 기존 'CCC'인 신용등급 기준을 'CC'로 낮췄다. 그러자 신생 회사 등 원래 기준으로는 참여하지 못했을 60여 개 업체가 공모전에 들어왔다. 500여 개 업체 중 1차 심사를 거쳐 303개 업체가 선정됐다. 닷새간 최종 심사를 거쳐 이마트 입점 상품을 뽑는다. 뽑힌 상품은 7월부터 3개월간 시범 판매 기간을 거쳐 정식계약을 맺는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기존 공모전에 없었던 상황이 자주 연출됐다. '똘똘한 상품은 다 오라'는 식으로 공모전을 열어 다른 채널 판매 영상이나 홍보 자료들이 눈에 띄었다.

판로를 묻는 질문에 "이마트 빼고 다른 곳에서는 다 판다"거나 "경쟁사 L사 마트와 백화점에서 판매 중"이라는 답변도 심심찮게 나왔다.

이마트가 공모전을 여는 데는 '마트가 트렌드에 느리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목적도 있다. 협력사가 이마트에 입점 제안을 한 후 바이어와 임원 결재를 받아 실제 매장에 상품이 들어가기까지는 보통 6개월 정도 소요된다. 이런 공모전 형식을 거치면 결재 과정이 짧아져 이르면 한 달 반 이내에 새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공모전 현장에는 '소비자 평가단' 명찰을 걸고 꼼꼼히 상품을 평가하는 주부들도 적지 않았다. 소비자 눈으로 팔릴 상품인지 판단하기 위해 지역 맘카페에서 평가단 25명을 모집했다. "아이들이 먹을 음식인데 너무 수입 재료와 향신료가 많다"는 등 세심한 지적이 쏟아졌다.

이번 공모전에 참여한 기업 중 60%는 중소기업이다. 이마트는 발굴한 상품을 테스트하는 3개월 동안은 해당 상품을 전부 직매입하고, 대금을 어음 없이 100% 현금성 결제로 지급하기로 했다. 판매 장소도 이마트 매장 중 주목도가 가장 높은 특설 행사장으로 정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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