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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기연 기자= 기아자동차가 2017년 중국에서 신차 모델명 발음이 '죽을 수도 있다'는 단어와 비슷해 차 이름을 바꾸면서 화제가 됐었다. 이처럼 해외에서 예상치 못한 현지 언어 발음으로 곤욕을 치른 경우가 종종 있다.
기아차는 2017년 갑자기 중국에서 판매 중이던 중형 세단 K4의 이름을 변경했다. K4를 중국식으로 읽으면 “케이쓰”라는 발음이 되는데 이는 “죽을 수도 있다”라는 의미의 중국어 “可以死(커이쓰)”의 발음과 비슷해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에서다. 이후 K4는 카이션()으로 변경되었다.
기아차가 이름으로 곤욕을 치른 것은 K4가 처음은 아니다. 기아차의 카니발(Carnival)은 식인종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Cannibal’을 연상시켜 이름을 ‘세도나(Sedona)’로 변경했다. 설상가상으로 'KIA'라는 이름이 미국에서는 'Killed In Action'의 줄임말로 쓰여 ‘전사자 명단’을 의미한다. 때문에 기아차는 자칫 전사자가 타는 차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앞글자 K를 제외한 ‘i’와’a’를 소문자로 표기, 줄임말이 아니라는 것을 어필했다.
이처럼 이름은 브랜드나 자동차 모델의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다분히 큰 역할을 한다. 비단 기아차 뿐만이 아니라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이름 때문에 곤란한 상황을 겪은 자동차 회사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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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랜드로버를 인수한 인도 자동차 업체인 타타자동차는 예측 불가능했던 장애물을 만나 이름을 바꿔야만 했다. 타타는 2016년 '지카(Zica)'라는 신차를 발표했다. Zippy(날렵한)과 Car(차)를 조합해 만든 나름 괜찮은 이름이었으나 신차를 출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중남미에서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한다는 '지카(Zika)'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타타모터스는 이미 지카라는 이름으로 자동차 홍보를 해왔기 때문에 이름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타타모터스는 결국 지카라는 이름을 포기하고 신차 이름을 티아고(Tiago)로 변경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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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모터스(GM)의 노바(Nova)는 한국 교과서에도 실린 유명한 실패 사례다. 1969년 GM은 소형 세단 노바를 발표했다. 노바는 영어로는 ‘신성(新星)’이라는 예쁜 의미지만 스페인어로는 ‘갈 수 없다(No Va)’라는 뜻이다. 결국 ‘움직이지 않는 차’인 노바는 중남미에서 참담한 성적을 거뒀다. 이후 GM은 노바의 이름을 카리브(Caribe)로 변경했지만 두고두고 실패사례로 회자되는 해프닝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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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기 민망해 이름을 바꿔야 했던 경우는 이미 수두룩한다. 현대차의 코나(Kona)는 포르투갈어로 여성의 성기를 뜻하는 비속어 코나(Cona)와 발음이 비슷해 해당 국가에서는 카우아이(Kauai)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비슷하게 현대차 갤로퍼 원판인 미쓰비시 대형 SUV 파제로(Pajero)도 민망한 이름 때문에 개명을 했다. 원래는 아르헨티나 팜파스 지대에 사는 표범을 의미하는 단어였으나 스페인어로 자위행위라는 의미로 쓰여 영국에서는 ‘쇼군’이라는 이름으로, 스페인, 인도, 북아메리카에서는 몬테로(Montero)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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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미국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중국의 한 자동차 업체는 고민에 빠졌다. 미국 진출을 노리고 있는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GAC)의 차량 상표명 트럼치(Trumpchi)라는 이름이 미국 대통령 ‘트럼프(Trump)’와 너무 비슷해서다. 광저우차는 전설이라는 의미의 ‘촨치(祺)’의 영문명을 ‘Trumpchi’로 정해 판매하고 있었다. 몇몇 사람들은 이를 ‘Trump of China’로 오역하는 사례도 있었다. 실제로 2016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관람객들은 트럼치 자동차가 아닌 'Trumpchi'라는 이름만 열심히 찍어가며 야유를 보냈다. 이에 광저우차 관계자는 “우리는 정치와 연관되고 싶지 않다”며 상표명을 바꿀 계획임을 밝혔다. 아직까지 이름을 바꿨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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