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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창원, 10년새 7.5세 늙고…강원 20代 매달 800명씩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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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도시가 늙어간다 ①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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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충격적입니다. 이대로 가다간 100만명이 무너지는 건 한순간입니다. 105만명을 마지노선이라 생각하고 도시 전체의 생산성을 키우기 위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최근 경남 창원시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인구 감소에 대한 위기감과 불안감을 드러내면서 특단의 대책 마련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창원시는 2010년 창마진(창원·마산·진해)을 통합해 출범할 당시만 해도 인구가 109만200명이었다. 이듬해 109만1900명으로 반짝 늘어난 이후 2012년부터 인구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제조업 위기가 시작된 2016년부터는 인구 107만명이 깨졌고 2017년에는 106만명 밑으로 주저앉았다. 지난달 기준 창원시 인구는 105만1108명으로 올 1분기에만 2500여 명 줄었다.

제조업 위기로 인해 젊은 층이 일자리를 찾아 타 지역으로 대거 빠져나간 것이 주요 원인이다. 젊은 층 이탈과 인구 감소는 창원시를 늙게 만들었다.

20일 통계청에서 따르면 전국 77개 도시(특별시와 광역시·세종시 제외) 가운데 창원시는 지난 10년간 평균 연령 상승 추이가 가장 높았다. 2009년 창원시의 평균 연령은 33.9세에 불과했지만 마산·진해와 통합된 뒤 창원시의 평균 연령은 41.4세(올해 3월 기준)로 10년 전보다 무려 7.5세 늘어났다. 올해 우리나라 평균 연령이 42.2세로 2009년 평균 연령(37.2세)보다 5.0세 높아진 것을 감안하면 창원시의 고령화 정도가 전국 평균보다 높다는 점이 눈에 띈다.

도시 고령화 현상은 인구 10만~20만명가량의 지방 중소도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강원 태백시가 평균 연령 46.9세로 10년 전보다 7.1세가량 많아졌고 경기 포천시도 평균 연령 45.3세로 10년 전보다 7.0세 늘어났다. 또 같은 기간 충남 공주시(평균 연령 47.9세)는 6.6세, 경남 밀양시(평균 연령 49.3세)도 6.5세 많아져 고령화 속도가 빨라졌다. 경북 경주시(평균 연령 46.0세)와 경기 여주시(평균 연령 45.6세), 강원 속초시(평균 연령 44.5세), 충남 보령시(평균 연령 47.5세)도 같은 기간 평균 연령이 6.1세나 올랐다.

이처럼 도시 평균 연령이 크게 오르면서 태백시는 현재 인구 4만4415명 가운데 만 19세 미만 인구가 7197명으로 16%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65세 이상 인구는 1만18명으로 전체 중 22.5%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전체 평균 연령(42.2세)보다 평균 연령이 높은 도시는 37곳으로 수도권보다는 지방에 집중됐다.

경기도 28개 도시 가운데 전체 평균 연령보다 연령이 높은 도시는 여주시(45.6세), 포천시(45.3세), 동두천시(44.4세), 안성시(42.8세) 등 4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33곳은 모두 비수도권에 위치한 지방도시였다.

또한 전국적으로 지난 10년간 평균 연령 상승 나이(5.0세)를 웃돈 도시는 전국 기초단체 시 77곳 중 74%인 57곳에 달했다. 수도권 도시는 15곳인 26%에 불과했고 나머지 42곳은 모두 지방도시였다.

특히 경북도는 기초시 10곳 가운데 모든 도시가 지난 10년간 전국 평균 연령 상승을 웃돌았다. 영주시가 같은 기간에 6.0세 많아져 평균 연령 48.0세를 기록했다. 영천시도 10년 새 평균 나이가 5.9세나 올라 평균 연령이 49.3세에 달했다.

전남에서도 순천시를 제외하고는 4곳이 모두 지난 10년간 평균 연령 상승 나이를 웃돌았다.

2009년만 하더라도 평균 연령이 35.9세에 불과했던 목포시는 10년간 평균 연령이 5.7세나 많아져 41.6세를 기록했고 여수시도 10년 전 38.1세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평균 연령이 5.5세나 많아져 43.6세를 기록했다. 전북도 역시 6개 도시(전주 군산 익산 정읍 남원 김제) 가운데 군산을 제외하고 10년 전보다 평균 연령이 모두 5.0세 이상 높아졌다. 올해 평균 연령 50세를 넘은 김제시를 비롯해 정읍시와 남원시도 10년 전보다 각각 평균 연령이 6.0세, 5.9세 많아져 올해 각각 48.0세와 48.1세로 평균 연령 50세에 육박했다.

강원도는 7개 도시(춘천 원주 강릉 동해 태백 속초 삼척) 중에서 춘천시·원주시를 제외하고 모든 도시가 10년간 전국 평균 연령 상승을 웃돌았다. 강원에서 평균 연령이 가장 많은 도시는 태백시와 삼척시로 모두 46.9세였고 강릉시(45.3세), 속초시(44.5세), 동해시(44.4세), 춘천시(43세), 원주(41.8세) 등 순으로 평균 연령이 높았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평균 연령이 40세를 넘는 강원도 도시는 삼척시(2009년 41.4세)가 유일했다.

이 같은 고령화에 따라 지방도시들은 19세 미만 인구에 비해 노년층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높아졌다.

강원지방통계지청이 발표한 경제동향에 따르면 강원도에서는 올 1분기에만 20대 청년 2505명이 다른 지역으로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800명 넘는 20대 청년이 강원도를 떠난 셈이다. 시군별로 춘천시가 477명, 철원군 447명, 삼척시 369명 순으로 순유출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청년층은 대부분 일자리를 찾고자 또한 결혼과 거주, 교통여건이 나은 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지적됐다.

인구 25만명인 경주시도 지난해에만 인구가 1000명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출생자는 1364명에 불과했지만 사망자는 1988명에 달해 출생자 대비 사망자가 46%나 많았다. 지난해 경주시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를 넘어서며 이미 초고령 도시로 바뀌었다. 만 19세 미만 인구는 4만120명으로 전체의 15%에 불과했다.

윤대식 영남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방도시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심각한 상황에서 인구 증가는 도시 발전과 직결된다"며 "인구 증가는 결국 일자리, 도시 기반 시설 확충, 지역 특색에 맞는 개발 전략이 있어야 하는데 지방도시에서는 그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최승균 기자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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