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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단독] 자영업자 대신 갚은 보증보험금 5년來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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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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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민감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등이 물건 납품 등 계약상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사례가 최근 1년 사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실이 SGI서울보증에서 제출 받은 '보증보험 집행 추이'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SGI서울보증이 지급한 이행보증 보험금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18년 1분기 2493억원이었던 보험금 지급액이 계속 늘면서 올해 1분기에는 3694억원으로 뛰었다. 집행 건수도 올해 1분기 13만698건으로 작년 동기(12만4563건) 대비 4.9% 증가했다.

SGI서울보증 주력 상품인 이행보증보험은 사업자 간 물건 납품이나 대금 지불 등 거래가 지켜지지 않을 때에 대비해 가입하는 상품이다. 만약 보험 보장을 받고 있는 사업자가 계약을 못 지키면 SGI서울보증이 보험금을 지급해 해당 거래의 '채권자' 격인 기업의 손해를 보험금 형태로 보상한다. 크게 채무자가 가입하는 '보증보험'과 채권자가 직접 가입하는 '신용보험'으로 나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행보증 보험금 지급 추이는 현장 경기 흐름에 가장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숫자로도 확인되고 있다. 2016년(9439억원)과 2017년(9298억원) 모두 연간 보험금 지급 추이가 1조원에 못 미쳤는데 2018년 들어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SGI서울보증이 지급한 1조2122억원은 2014년(1조2952억원) 이후 최고치다.

특히 개인가입자 비중이 컸다. 계약상 채무자가 가입하는 보증보험 상품의 기업 규모별 보험금 지급 건수를 기준으로 지난해에는 전체의 83.8%가 개인사업자(5만1090건)다. 자영업자들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거래 의무를 지키지 못한 것이다. 중소기업(9445건)은 15.5%로 집계됐다. 대기업은 130건으로 전체의 0.2%에 불과했다. 집행 금액으로 보면 중소기업이 전체(6823억원)의 48.2%를 차지해 개인사업자(47.6%)보다 많았다.

산업군으로 분류(개인사업자 제외)한 결과 제조업, 건설업, 도·소매업 분야 기업들의 계약 불이행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보증보험 지급 건수 중 제조업과 건설업이 각각 27%를 차지했다. 도·소매업은 21%로 집계됐다.

이 의원은 "보증보험금 지급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실물 바닥경제의 어려움을 나타내는 지표"라며 "서민경제 악화가 내수경제 악화로 이어지고 있어 범정부 차원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SGI서울보증 손해율도 상승세다. 2016년 말 46.9%였던 SGI서울보증 손해율은 지난해 말 53.3%로 올랐다. SGI서울보증 측은 "지급보험금 증가뿐만 아니라 보험료율 인하 등 영향으로 손해율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손해율이 69%로 지난해 말 대비 3개월 만에 15.7%포인트 뛰었다.

보험금 지급 규모 증가폭에 비해 계약 불이행 사업자로부터 회수하는 환입 금액이 늘어나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통상 SGI서울보증은 계약상 채권자인 기업에 보험금을 지급한 후 해당 금액을 계약 이행을 못한 사업자로부터 추심한다. 지급 보험금 대비 환입 규모가 작으면 SGI서울보증이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나는 구조다.

신용보험 상품은 지급 금액이 2016년(2943억원) 대비 지난해(5298억원) 두 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회수한 환입금은 같은 기간 1783억원에서 1905억원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보증보험 상품은 오히려 2016년 4542억원에서 지난해 3625억원으로 환입 규모가 줄어들었다.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기 악화와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정책·제도적인 변화로 추심을 하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 <용어 설명>

▷ 이행보증보험 : 사업자가 거래 관계에 있는 상대방의 계약 불이행으로 피해를 볼 때 손해를 보전해주는 보험. 채무자가 가입하고 채권자가 피보험자인 보증보험과 채권자가 직접 가입하는 신용보험으로 나뉜다.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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