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뾰족한 해결책 찾지 못해 골머리
건강보험료 체납액도 26% 급속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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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직장가입자의 보험료를 체납한 사업장이 늘고 있다. 20일 통계청 통계빅데이터센터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민연금 체납 사업장이 전년 동월 대비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 체납액도 7.2% 늘었다. 체납액 증가 폭은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16년 1월 이후 가장 컸다.
국민연금 보험료의 절반은 근로자가, 나머지 절반은 사업장이 부담하는데 사업장이 체납하면 근로자는 체납 기간을 국민연금 가입 기간으로 인정받지 못해 불이익을 당한다. 반면 단기 보장보험인 다른 사회보험은 사업장이 보험료를 체납해도 근로자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료도 지난 3월 사업장 체납액이 전년보다 무려 26.1% 늘었지만,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데는 문제가 없다. 장기 보험인 국민연금만 근로자가 사업장 체납으로 인한 피해를 짊어져야 하는 구조다. 연금보험료가 적으면 노후에 생계가 불안해진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착수했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보험료를 내지 않으면 체납 기간을 가입 기간으로 인정해 줄 수 없어 누군가는 내야 하는데, 그렇다고 국가가 내줄 수도 없다”며 “국가가 보험료를 대신 내준다면 누가 열심히 보험료를 내겠나”라고 말했다.
고액·장기 체납사업장을 대상으로 강제 징수하는 방법이 있지만 체납사업장 상당수가 경영 상황이 나쁜 영세사업장이라 한계가 있다. 게다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4대 사회보험을 통합징수하고 있어 국민연금만 따로 특별 징수를 하기도 어렵다.
체납사업장을 상대로 가장 강력한 체납 처분인 공매와 압류를 해도 구멍 난 국민연금 보험료만 메울 수는 없다. 국민연금을 체납한 사업장은 건강보험, 고용보험료도 체납한 경우가 많아 이들 4대 보험의 밀린 보험료를 채우는 데 골고루 쓰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국민연금법에 따라 체납 사실을 통지받은 근로자가 나중에 체납 보험료 중 본인 몫인 절반을 내면 체납 기간의 절반만 가입 기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일부에선 이런 경우 체납 기간 절반이 아닌 전체를 가입 기간으로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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