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 체포…에콰도르 보호 철회 (CG) [연합뉴스TV 제공]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이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의 물품을 미국 측에 건네는 절차를 시작했다고 20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이 보도했다.

호세 발렌시아 에콰도르 외교부 장관은 이달 초 어산지 물품에 대한 압류를 승인하면서, 검찰이 어떤 물품을 미국에 넘겨줄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산지 물품에는 원고와 법률서류, 진료기록, 전자기기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 통신은 이같은 에콰도르의 결정에 항의하기 위해 이날 런던 에콰도르 대사관 앞에서 활동가들이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어산지 측 역시 "망명 역사상 유례없는 행위"라며 에콰도르 정부를 비판했다.

어산지의 변호사인 아이토르 마르티네스는 "에콰도르는 망명자의 개인물품을 무분별하게 건넴으로써 망명 제도의 가장 기초적인 규정을 명백하게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호주 출신의 어산지는 미군의 브래들리 매닝 일병이 2010년 이라크에서 정보 분석관으로 근무하면서 빼낸 70만건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를 건네받아 자신이 만든 위키리크스 사이트를 통해 폭로했다.

이 폭로는 전 세계적인 파문을 일으켰고, 어산지는 미국의 1급 수배 대상이 됐다.

어산지는 2011년 영국에 체류하던 중 과거 스웨덴에서 성범죄 2건을 저지른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돼 영국 경찰에 붙잡혔다.

어산지는 곧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거주지 제한 등을 어기고 2012년 6월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몸을 숨겼다.

7년간 은신처를 제공해온 에콰도르 대사관은 그러나 지난달 11일 영국 경찰관들의 대사관 진입을 허용했다.

당시 영국 경찰은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 그를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법무부는 어산지를 컴퓨터해킹을 통한 군사 기밀 유출 혐의로 검찰이 기소하면서 영국에 그의 송환을 요청했다.

어산지는 현재 보석조건 위반 등의 혐의로 영국 법원에서 징역 50주를 선고받은 뒤 복역 중이다.

이와 별도로 스웨덴 검찰 역시 어산지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예비수사를 재개키로 하고, 그의 송환을 정식으로 영국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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