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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성창호 판사 “김경수 구속해 검찰이 정치적 기소”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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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재판 앞두고 반박 의견서 제출

변호인 “공무상 비밀누설 근거 없어”

검찰 “성 판사, 그 전에 이미 피의자”

법원 “공소장 힘 들어가” 검찰 비판

중앙일보

성창호


검찰 수사기밀 유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성창호(47·사법연수원 25기·사진)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 측이 첫 재판을 앞두고 “김경수 경남지사를 구속해서 정치 기소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근거 없는 억측”이라며 반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20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성 부장판사를 비롯해 신광렬 서울고법 부장판사·조의연 서울북부지법 수석부장판사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세 명 모두 이날 법정에 나오진 않았다. 이들은 2016년 4월 ‘정운호 게이트’ 법조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이를 은폐·축소하기 위해 검찰 수사기밀과 영장재판 관련 자료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신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였고, 성·조 부장판사는 영장 업무를 전담했다. 검찰은 이날 공소요지를 설명하면서 성 부장판사 측에서 재판부에 낸 의견서를 언급했다. 검찰은 “성 부장판사 측은 여당 인사(김경수 경남도지사) 재판에서 실형 선고하자 검찰이 정치적 사정으로 기소했다고 의견서를 냈는데, 이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며 “지난해 9월 성 부장판사를 조사한 이후 압수수색영장이 계속 기각되면서 수사기간이 장기화됐다. 성 부장판사 측 주장은 근거 없는 억측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말 성 부장판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경수 지사에게 1심에서 실형을 선고하기 이전부터 이미 그를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성 부장판사 측 변호인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성 부장판사를 공무상 비밀누설로 기소한 것 자체가 법리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이날 공소장에 적시된 범죄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변호인들은 “기관 내 보고라 기본적으로 누설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검찰이 제출한 공소장이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배된다는 주장도 폈다. 공소장 일본주의란 검찰이 기소할 때 공소장에는 법원에 선입견이 생기게 할 수 있는 내용을 첨부·인용할 수 없다는 원칙이다. 검찰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근거로 들며 “범행 동기나 경위·전후과정 등을 설명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맞받았다. 하지만 재판부도 “공소장일본주의에 위반이라고 볼 여지가 없진 않다”며 일부 인정했다. 재판부는 “극단적으로 말하면 공소장의 1~10페이지까지는 ‘피고인들은 공모해’라는 내용으로 전부 요약할 수도 있는 내용이다. 힘이 많이 들어간 공소장”이라며 검찰에 공소장 수정을 요구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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