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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불변 속성으로 통일된 7개 단위…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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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터협약으로 전 세계 도량형이 처음 통일된 지 144년 만에 국제단위계(SI)의 7개 기본 단위가 모두 불변의 속성에 따라 정의됐다. 올해 세계 측정의 날(5월20일·World Metrology Day)을 맞이해 전체 7개 단위 중 4개가 재정의되면서 디스플레이 분야 등 산업계에는 보다 정확한 기준이 적용되는 의미가 있지만,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체감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따르면 질량 단위인 ㎏(킬로그램)과 전류 단위인 A(암페어), 온도 단위인 K(캘빈), 물질량 단위인 mol(몰)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20일부터 시행된다.

이는 지난해 11월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열린 제26차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CGPM은 1875년 체결된 국제외교협약인 미터협약에 근거한 국제 측정표준 분야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국제단위계가 규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는 위 네 가지와 시간 s(초), 길이 m(미터), 광도 ㏅(칸델라)를 더한 총 7가지이다. 이 7가지 단위를 활용해 속도(m/s)와 주파수(㎐·l/s) 등 22가지 유도단위가 쓰인다.

㎏은 1889년 제 1차 CGPM에서 백금과 이리듐으로 만든 ‘국제 ㎏ 원기’를 이용해 정의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미세한 변화가 생겼다. 20일부터는 불변의 상수로 불리는 플랑크 상수(h)를 활용해 ㎏을 재정의한다. 이러한 차원으로 A는 기본전하(e), K는 볼츠만 상수(k), mol은 아보가드로 상수를 각각 활용해 새로운 정의를 적용한다.

이는 국제사회가 시대별로 최신 과학기술을 적용해 단위를 정의해왔지만, 보다 안정적인 기준으로 정확한 측정을 위해 절대적이고 불변의 정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위 세계의 지각변동은 과학기술 영역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만, 워낙 미세한 영역이기 때문에 우리 일상에 미치는 혼란은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가령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우 광도, 온도, 전류의 3가지 단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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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도를 나타내는 ㏅를 일정 면적당 받는 빛의 단위 개념에 적용하면 디스플레이에서 화면의 밝기를 표현하는 휘도(㏅/m²)가 된다. 휘도는 니트(nit)를 단위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1 칸델라(㏅/m²)는 촛불 1개로 1m²를 밝히는 빛을 뜻한다. 휘도가 높을수록 햇볕이 내리쬐는 야외에서도 화면을 잘 볼 수 있다. 일정 기준 이상의 휘도에 명암비까지 잘 갖춰지면 HDR(High Dynamic Range)과 같은 고화질 영상을 감상하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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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빈 단위는 디스플레이 화면의 색온도를 표시할 때에 쓰인다. 색온도란 흑체복사에서 나오는 빛의 색이 온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것에 착안한 개념이다. 검은 용광로를 달구면 처음에는 빨갛다가 온도가 높아질수록 하얗게 되고, 더 높아지면 푸른색이 된다. 이는 색온도가 낮을수록 붉은색을 띄고, 중간은 백색, 높은 쪽에서는 푸른색을 띄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PC 모니터 등에서 선호하는 화면 색온도(K)를 설정해 다양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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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류의 단위인 암페어는 디스플레이의 소비전력을 나타내는 데 쓰인다.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과정에서 각 픽셀에서 빛을 내도록 하고, 빛의 양과 색을 조절할 때 전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픽셀의 자체발광 방식을 이용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는 기존의 LCD(액정표시장치)와 달리 백라이트를 항상 켤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에너지 효율이 더 높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단위의 정의가 명확할수록, 정의된 값이 일정하게 유지될수록 과학과 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더 커진다”며 “디스플레이 산업 또한 재정의된 SI 단위에 맞춰 더욱 정밀하고 안정적인 연구개발 과정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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