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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수)

트럼프 "이란, 전쟁 원하면 종말 맞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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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主 "전쟁땐 이라크때보다 위험"

조선일보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 인접국인 이라크에 있는 미 대사관 건물 인근에 19일(현지 시각) 로켓 포탄이 날아들었다. 공격은 수도 바그다드의 정부청사와 외국공관 등 주요 시설이 몰려 있는 이른바 '그린존' 중심부에 이뤄졌으며, 포탄은 미 대사관에서 북쪽으로 500m 지점에 떨어졌다고 이라크군은 밝혔다. 미 국무부는 지난 15일 바그다드 미 대사관에 근무하는 비필수요원에 대해 철수령을 내린 바 있다.

이번 공격으로 미군이나 동맹군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는 세력도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이란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시아파 무장세력의 바그다드 근거지에서 이라크 경찰이 이날 이동식 로켓 발사대를 찾아내 조사 중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공격이 발생하고 몇 시간 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란이 싸우길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 종말(official end of Iran)이 될 것"이라며 "다시는 미국을 협박하지 말라!"고 썼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이 "우리는 전쟁을 추구하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국가를 방어하는 모든 분야에서 준비가 끝났다"고 언급한 것에 대한 맞대응 성격인 것으로 분석됐다.

트럼프의 '이란 종말' 발언은 지난 16일 "이란과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히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의 이번 발언이 2017년 8월 북한을 향해 사용했던 초강경 레토릭(수사)과 비슷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대이란 강경 발언에 대해 민주당은 군(軍)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털시 개버드 하원의원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전쟁은 이라크 전쟁보다 훨씬 더 큰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며, 훨씬 더 파괴적이고 위험하다"고 말했다.

더힐은 "공화당 내부에서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주도하는 백악관의 대(對)이란 강경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종말' 게시물이 논란이 되자 몇 시간 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싸우길 원하지 않는다"며 수위 조절에 나섰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으면서도 "나는 전쟁으로 가길 원하는 사람이 아니다. 전쟁은 경제를 해치고, 더 중요하게는 사람을 죽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해군은 지난 17~18일 이란과 인접한 아라비아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인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미 해군은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과 '키어사지' 강습상륙전단, 해병 제22 원정대가 합동으로 위기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의 훈련을 했다고 19일 밝혔다.

[뉴욕=오윤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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