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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중기 info] "토종 비닐제품 기술로 유니콘기업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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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경북 성주군 월항농공단지에 위치한 일성산업은 위생백, 위생장갑, 위생롤백 등을 생산하는 제조기업이다. 창업자인 송철한 대표(사진)의 이력은 남다르다. 그는 군대를 제대하고 맨손으로 포장마차를 운영하면서 치열한 자본주의 사회의 비정함을 체험하고 제대로 된 기술을 배워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포장마차에서 빈번히 사용되는 비닐을 직접 만들어보겠다고 결심하고 식품 포장용품 제조업체에 입사했다. 공장 설비 작동원리를 배우기 위해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공장 기계를 분해하고 다시 조립하고, 또 분해하고 조립했다. 수시로 밤을 새우며 기술을 익혔다.

그가 비닐업계에 발을 들인 지 7년 차 때 회사가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그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평소 구상해 온 '뽑아 쓰는 티슈형 비닐 홈백(home bag)' 설비를 개발해보고 싶어 고향으로 내려갔다. 수중에 있던 모든 자금을 탈탈 털어 부친의 집 한 구석에 작은 작업장을 만들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기계도 만들고 시제품 생산에도 성공했다. 이렇게 송 대표는 2004년 일성산업을 창업했다.

그는 발로 뛰며 적극적으로 영업했다. 주문량이 꾸준히 늘면서 공장 이전이 필요했지만 자금이 부족했다. 방법을 강구하던 어느 날 지인에게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정책자금을 신청해보라는 조언을 듣게 됐다. 중진공 경북지역본부를 찾아가 상담을 요청했다. 정부 자금을 신청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정책자금 신청서와 구비서류 작성 방법을 몰랐다. 눈앞이 캄캄했다. 담당 직원의 도움을 받아 창업기업 지원자금 2억원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중진공과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새로운 도약 기회를 맞이한 그는 더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을 추진했다. 자동 롤백 기계 설비와 스크랩 분리 장치를 이용한 위생장갑 설비를 자동화하고 관련 기술을 특허 등록했다. 2014년에는 중진공에서 개발기술사업화자금 2억원을 지원받아 싱크대 서랍에 들어가는 스마트백과 손잡이 롤백, 휴대가 가능한 휴대용백 등 신제품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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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성산업 공장에서 직원들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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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대표는 "중소벤처기업이 끊임없이 기술을 개발하고 신제품을 양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어려울 때마다 중진공을 비롯한 중소벤처기업 지원기관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자동 롤백 기계 설비는 개발 기간만 5년이 걸렸는데, 중진공 개발기술사업화자금이 없었더라면 중단됐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개발기술사업화자금은 중소벤처기업이 개발한 우수 기술이 사장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 연구개발(R&D)사업 성공 기술, 특허등록 기술, NET 인증 기술 등 사업화를 지원하는 자금이다.

중진공 관계자는 "중진공은 우수 기술을 활용해 사업 모델로 연결되도록 할 때 소요되는 원부자재 구입, 시장 개척 비용 등을 장기·저리로 융자해주는 정책자금으로 지난해 1805개 기업에 3650억원을 지원했으며, 올해는 3300억원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성산업은 이제 시선을 해외로 돌려 유니콘기업(기업가치가 1조원이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아직 수출 초보기업이지만, 중진공에서 주관하는 무역사절단, 수출바우처사업 등에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참여해 해외 바이어 발굴과 해외 영업에 필요한 다양한 마케팅 기법도 익히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기업과 수출 계약을 맺고 중국 시장도 적극 공략 중이다.

이상직 중진공 이사장은 "기술력이 뛰어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벤처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적기에 이들 기업을 지원할 것"이라며 "정책자금, 수출, 일자리 창출 등이 원스톱으로 지원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중진공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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