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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G2 분쟁' 불똥 튄 美 반도체업계 "경쟁력 약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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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반도체협회 "기술 리더십 약화 우려" 공식 성명

인텔·마이크론 등 中 공급제한…"韓 반사이익 적어"

뉴스1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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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미국 정부가 중국 최대 규모의 글로벌 통신장비업체 화웨이(Huawei)를 '거래 제한 기업'으로 지정하면서 미중 무역분쟁의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 반도체 업계가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인텔, 퀄컴 등 미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화웨이와의 비즈니스에 제한을 받아 미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거래 규모가 작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지난 17일 존 네이퍼(John Neuffer) CEO 명의로 "우리는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과 갈등이 고조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상호 이익이 되는 협약에 도달할 수 있길 희망한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세계 2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생산적인 방향을 찾지 못하면 많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화웨이가 미국의 안보와 미국인의 안전에 위험을 끼칠 수 있다면서 구매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직후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를 거래 제한 기업으로 지정했다.

이에 대해 SIA는 "미국의 사이버보안 인프라가 국가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산업계의 의견을 반영하고 미국의 국가 안보문제를 해결하면서 글로벌 기술 리더십과 경쟁력을 약화시키지 않고 미국 정부의 행정조치가 투명하게 이행되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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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대표 단체인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도 지난 17일 마이크 루소 부사장 명의로 "화웨이에 대한 미 상무부의 조치는 반도체 업계의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리고 모든 시장 참여자들의 우려가 늘어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했다.

SIA는 인텔, 엔비디아, 퀄컴, 마이크론, 브로드컴, 글로벌파운드리 등 미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 21곳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반도체 업계의 이익집단이다. 글로벌 멤버로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대만의 TSMC, 미디어텍 등도 포함돼 있다.

미 상무부의 조치에 따라 인텔, 마이크론 등의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화웨이와 거래를 진행하기 어려워졌다. 화웨이는 세계 2위 스마트폰 제조사이면서 글로벌 통신장비 업계의 리딩 업체다. 실제 미국 정부의 발표 직후 증권시장에서 퀄컴, 브로드컴 등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전일 대비 2% 이상 하락했다.

미국 반도체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작 화웨이는 이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지난 19일 일본 언론과의 합동 인터뷰에서 "2015년부터 미국의 배제 움직임이 포착돼 조용히 준비해왔다"면서 "화웨이에 주는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화웨이는 자회사 팹리스(Fabless)인 하이실리콘을 통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나 모뎀칩 등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화웨이와의 거래가 끊기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국내 업체들이 반사이익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전자·IT 기업들이 중국과의 거래가 많은 편이지만 단일기업 측면에서 화웨이와의 비즈니스 규모는 크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나 카메라 모듈 등을 화웨이에 공급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수준"이라며 "미국 기업들의 거래 제한으로 공급 규모가 극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진 않다"고 말했다.
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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