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9일까지 임시 면허…"거래 제한 불편 최소화"
미국 상무부가 20일(현지 시각) 화웨이에 한시적으로 미국 제조 상품 구매를 허용하는 ‘임시 일반 면허’를 발부했다. 화웨이 거래 금지 행정명령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 하기 위해 기존의 네트워크와 제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하도록 유예기간을 두는 것이다.
캐나다 오타와에 있는 화웨이 건물 로고. /연합뉴스 |
미 상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90일 뒤인 8월 19일까지 이같은 조치를 내린다고 발표했다.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임시 일반 면허는 업체들이 다른 조치를 취할 시간을 주고, 현재 주요 서비스에서 화웨이 장비에 의존하는 미국과 해외 통신사들에게 적절한 장기적 조치를 결정할 시간을 준다"고 설명했다. 임시 일반 면허는 기존의 네트워크와 모바일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활동을 승인한다. 통신을 원활하게 유지하는 데 필요한 사이버보안 연구 등도 포함된다.
하지만 모든 거래를 승인하지는 않는다. 수출통제규정(EAR) 대상 물품의 수출·재수출 등 거래는 당국의 특별 라이선스 발급이 필요하다. 상무부는 90일 이후 이 조치를 연장할 지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5일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화웨이 거래 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로써 화웨이는 현재 미국 기업들과 면허 없이 거래를 하는 것이 금지된 68개 기업 목록에 올라 있다.
미국 정보통신(IT) 기업 중에서는 구글이 가장 먼저 화웨이와 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 퀄컴, 브로드컴 등 미국의 주요 반도체 업체들도 임직원에게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화웨이에 (미국) 제품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화웨이에 서버 칩을, 퀄컴은 스마트폰 모뎀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공급하고 있다. 브로드컴은 통신망용 기계에 핵심 부품인 스위칭 칩을 판매하고 있다.
화웨이는 이번 사태에 대비해 오래전부터 ‘플랜B’를 준비했다는 입장이다. 20일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조치를 예상하고 반도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을 통해 준비해왔다. 퀄컴 등 미국 반도체 회사들이 우리에게 반도체를 팔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화웨이는 결국 부품 수급에 차질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화웨이 측은 이에 대한 즉답을 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상무부의 90일 제재 유예 소식에 대해 전 상무부 관계자인 케빈 울프 변호사는 "화웨이 장비나 시스템을 사용하는 제3자에 대한 의도치 않은 영향을 제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네트워크 정전’을 막으려는 것 같다"고 했다.
[전효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