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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이란 "저농축 우라늄 생산량 4배로 늘려"…트럼프 '종말' 경고 하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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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원자력청 "저농축 우라늄 생산량 4배"…美에 경고장

"수주내 300kg 넘길 것"…핵협정 이행 未준수 시사

트럼프 '종말 선언'에 "핵기술 보유" 시사로 맞대응

이데일리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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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란 정부가 20일(현지시간) “최근 저농축 우라늄 생산량을 4배 늘렸다”고 발표했다. 미국에게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충분한 기술을 갖고 있다”고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미국에 싸움을 걸면 종말을 맞이할 수 있다”고 경고한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과 CNBC 등에 따르면 이란 원자력청은 이날 이란 중부 나탄즈 원자력발전소에서 저농축 우라늄 생산량을 4배로 늘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란은 2015년 미국 등 6개국과 체결한 핵협정(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제한하고 있는 우라늄 보유량을 초과할 것으로 관측된다.

핵협정에 따르면 이란은 300kg까지만 우라늄을 보유할 수 있다. 또 우라늄을 3.67%까지만 농축할 수 있다. 핵무기 생산을 위한 90%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경수로 연료봉으로 쓸 수 있다. 초과분은 나탄즈 발전소 저장고에 보관한 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받아야 한다. 한도 초과분은 해외로 이전해 저장 또는 판매할 수 있다.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청 대변인은 이날 “이란 핵 보유량이 곧 300kg에 달할 것이며, 수주 안에 300kg을 넘길 것”이라며 보유량 초과 가능성을 인정했다. 다만 “우라늄 농축은 3.5%를 조금 넘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말반디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농축 속도 상향으로 상대방(미국)에 우리가 핵기술을 충분히 보유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면서 “농축 속도를 더 높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종말 선언’에 맞대응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소식은 이란 정부가 핵협정 일부 이행을 중단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협정을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부활시킨 만큼, 협정에 따른 상한선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는 게 이란의 입장이다. CNBC는 “이란과 미국 간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란은 협정 조건들을 지켰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동 지역에선 미국이 군사자산을 증강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및 원유시설에 대한 잇따른 공격 배후로 이란이 지목되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유라시아그룹은 “단 한 번의 오판이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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