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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여론조사 논란' 리얼미터 대표, 일부 언론 보도에 강경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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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수 대표, SNS에 기자들 실명 거론하며 고소 예고

의혹 조목조목 반박…"전문가 거짓 인용" 등 강력 항의

뉴시스

【서울=뉴시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TBS의 의뢰로 실시한 5월 3주차(13~15일) 주중 집계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4.6%포인트 상승한 43.3%, 한국당 지지율은 4.1%포인트 하락한 30.2%를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2019.5.16(그래픽 : 리얼미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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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지은 기자 = 국내 대표적 여론조사기관 중 한 곳인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가 자사의 여론조사 방식과 결과에 의혹을 제기한 일부 언론사 측에 대해 고소 방침을 밝히는 등 연일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주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해당 기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한 데 이어 20일에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여론조사 전반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논란의 발단은 1.6%p까지 좁혀졌던 민주당과 한국당 간 지지율 격차가 13.1p%로 급격히 벌어지면서다.

리얼미터는 지난 16일 tbs 의뢰로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민주당은 전주 대비 4.6%p 오른 43.3%를 기록했고, 한국당 지지율은 4.1%p 하락한 30.2%로 집계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의 경우 전 연령대와 전 지역에서 상승했고 한국당은 4주 동안의 상승세가 꺾이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에 대한 혐오표현 논란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에 여야 양쪽에서 뒷말이 나왔다. 앞서 지난 9일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36.4%, 한국당은 34.8%로 지지율 격차가 1.6%p까지 좁혀졌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장 근소한 차이였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 같은 결과에 "이상한 여론조사"라며 반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두 정당 간 지지율 격차가 일주일 새 크게 벌어지자 이번에는 한국당에서 반발이 나왔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여론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고 한 마디 하시니까 갑자기 민주당 지지율이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이 대표 한 말씀에 여론조사 지지율이 이렇게 올랐나 생각해봤다"고 강한 불신을 표시했다.

그러자 일부 언론에서도 잇따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조선일보는 16일부터 사흘간 <"이해찬 한 마디에 춤추는 지지율" 한국당 리얼미터 조사에 의문>, <이해찬 한 마디 후…리얼미터 여론조사 널뛰기>, <'널뛰기 여론조사' 논란 리얼미터…전문가들 "조사방식 왜곡 가능성">의 기사를 냈다.

중앙일보도 <민주·한국 지지율차 13.1%p…응답 53% 文 찍은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리얼미터의 조사 방식을 비판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격차가 벌어진 지지율을 두고 "이해찬 대표가 '이상한 조사'라고 지적한 지 이틀 만에 여당이 '원했던'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교롭게도 리얼미터는 각종 정치 현안과 관련해 여권의 '입맛'에 맞는 여론조사 결과를 여러 번 내놓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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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사진=리얼미터 제공)


또 "일각에선 여론조사를 할 때 과거에 조사했던 응답자 전화번호를 재활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SNS에선 '여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하면 여론조사 전화가 그냥 끊긴다' '70대라고 나이를 밝히니까 조사를 중단한다' 등 불만이 제기되곤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택수 대표는 지난 18일 SNS에 '수취인 분명 : 조선일보 A, B 기자님. 중앙일보 C 기자님께'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올려 "거짓 인터뷰, 명예훼손, 불공정 보도의 이유로 세 분께 상당한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사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킨 데 대해 법적 또는 기자로서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특히 조선일보가 인용한 전문가 인터뷰를 문제 삼았다. 조선일보는 "배종찬 인사이트케어 연구소장은 '리얼미터가 자동응답방식(ARS)을 사용해 여론조사가 부정확하게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배 소장은 평소 저와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라 그러한 인터뷰를 했는지 물었다"며 "그런데 배 소장은 그렇게 이야기한 적이 없고, 통화한 적조차 없다고 하더라. 이래도 되는 거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또 다른 전문가 인터뷰에 관해서도 "역시나 인터뷰이였던 교수님들은 본인들이 설명한 내용과 전혀 다르게 기사화됐다고 당황스러워했다"며 "무책임한 기자들에게는 형사는 물론 재산상의 피해도 끝까지 묻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화번호 재활용'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정치조사에선 엄격하게 금하고 있는 방법"이라며 "어떤 근거로 리얼미터만 특정해 전화번호 재활용 언급을 한 건지, 그 일각이 누군지 분명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SNS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과 관련해서는 "보수 인터넷 매체 유튜브에서 다른 조사기관의 사례였다며 사과 방송까지 했던 내용"이라며 "기자라면 팩트체크 정도는 하고 보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 대표는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내 코너 '이택수의 여론'에서도 신뢰성 의문에 대한 반박을 이어갔다.

그는 지지율 격차에 대해 "일주일에 당 지지율이 3~4% 오르고 내리는 건 그동안 굉장히 많이 있었다"며 "한국당이 만약 3~4% 떨어지고 민주당이 3~4% 올라가면 1% 차이였다가 갑자기 10% 차이 가까이 벌어지는 게 여론조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ARS를 쓰기 때문에 문제인 건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리얼미터만 유일하게 전화 면접과 ARS를 같이 쓰고 있다"며 "테스트를 해봤는데 전화 면접 조사가 이른바 기자들이 지적한 '널뛰기' 현상이 훨씬 더 심하다"고 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으로부터 모두 공격받고 있는 데 대해서는 "여론조사기관이 어느 특정 정파로부터 칭찬이나 비판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양쪽으로 (공격)받을 거라면 (모두에게) 다 비판받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적 대응과 관련해 "이번 주에 고소 절차에 들어가고, 기자 개별적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계획"이라며 "형사 고소는 당연히 해야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kkangzi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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