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매우 적대적…최고의 테러 선동자들"
미 정가서도 대이란 기류 변화 감지돼
그레이엄 의원 "이란 위협시 군사대응 나서야"
백악관 최근 잇따른 중동 테러 배후 '이란' 확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유세를 위해 백악관을 떠나기 전 기자들과 회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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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앞서 19일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싸우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인 종말이 될 것"이라면서 "다시는 미국을 협박하지 말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트럼프는 20일 기자회견에선 "이란이 뭔가를 한다면 그들은 매우 큰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할 것이라는 조짐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그들은 매우 적대적이었다"며 "그들은 진정 최고의 테러 선동자들"이라고 맹비난했다.
트럼프는 이날 “가짜 뉴스가 알지도 못하면서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을 준비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전형적으로 잘못된 보도를 했다”는 트윗도 날렸다. 그는 트윗에서 “이란은 그들이 준비될 때 우리에게 전화를 걸 것”이라며 “그때까지 그들의 경제는 계속 붕괴할 것이다. 이란 국민들을 위해서는 참 통탄할 일이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어떤 뉴스가 가짜뉴스인지는 지목하지 않았다. 최근 CNN 등은 미국이 스위스 정부를 통해 백악관 직통번호를 이란에 건내려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에 대한 미국 정가의 기류도 점점 악화하고 있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은 20일 트위터를 통해 “책임은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란인들에게 있다”며 “만약 미국인과 미국 국익에 대한 이란의 위협이 실행으로 옮겨진다면 우리는 압도적인 군사적 대응에 나서야만 한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트럼프를 향해 “굳건하라”며 대이란 강경책을 지지했다.
지난해 미 해군과 공군, 해병대가 공동으로 참가한 '밸리언트 실드 2018' 훈련에서 미 공군의 B-52 폭격기와 미 해군의 항모 로널드 레이건함이 공동 훈련을 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걸프만 주변에 B-52폭격기와 항모를 배치했다. [사진 미 국방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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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 의원은 트윗에서 “방금 볼턴 보좌관으로부터 이란과의 긴장 고조 상황에 대해 보고받았다”면서 “지난 몇 주에 걸쳐 이란이 다른 국가들의 파이프라인과 선박들을 공격하는 한편 이라크에서 미국의 이익에 맞서 일련의 위협을 가해온 것이 분명하다”고 썼다.
이는 백악관이 중동에서 발생한 일련의 테러 배후가 이란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이 핵 합의를 깨고 제재 강화를 발표하자 이란 정부는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이후 지난 13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등 상선 4척에 대한 사보타주(의도적인 파괴행위)를 시작으로 중동에서 공격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테러가 잇따랐다.
14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동서를 연결하는 석유 파이프라인 관련 시설이 무인공격기 공격을 받았고, 19일에는 이라크 정부청사와 미국 대사관 등 외교 공관이 밀집한 수도 바그다드의 '그린존'에서 로켓포 공격이 발생했다. 로켓포탄은 미국 대사관에서 불과 500여m 떨어진 곳에 낙하해 긴장감을 조성했다.
지난달 12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미국을 규탄하는 집회가 대규모로 열렸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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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전문지인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당국자들은 21일 의회를 방문해 상·하원 의원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현 상황을 브리핑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행동을 하기 위한 정지 작업으로 풀이하지만, 비용 문제와 정세 불안에 따른 리스크 문제로 인해 실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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