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만에 출석 "자숙하며 살겠다"
이달 24일 MB재판 증인으로 재소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21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9.5.2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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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78)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받는 것을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79)이 21일 본인의 항소심 재판에 출석해 "자숙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배준현)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기획관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김 전 기획관은 앞서 건강상 이유로 항소심 공판기일에 2차례 출석하지 않아 재판이 연기됐지만 이날 열린 공판에는 휠체어를 탄 채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전 기획관은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건강이 좋지 않아 재판에 나오지 못한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 자숙하며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김 전 기획관 측 변호인은 과거 유사 사례의 판례와 범죄 구성 요건 등을 언급하며 "검찰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 측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반면 검찰 측은 "원심은 사실오인과 법리 오인이 있어 위법하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상응하는 형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7월4일 10시20분 김 전 기획관에 대한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다스 자금 횡령과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25차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19.5.2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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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기획관이 이날 재판에 참석하면서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에서 두 사람의 법정 대면이 이뤄질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 측이 핵심증인으로 꼽는 인물이다.
하지만 김 전 기획관은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 항소심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인가', '일부러 대면을 피하고 있는 것인가' 등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 측은 김 전 기획관의 재판 출석 소식을 듣고 곧바로 재판부에 소환장 송달을 요청하고 증인신문 일정을 잡았다.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오는 24일을 김 전 기획관에 대한 증인신문 기일을 지정했다.
김 전 기획관은 2008년 2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김성호·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으로부터 각각 2억원씩 총 4억원의 특활비를 받았다는 이 전 대통령의 혐의에 연루돼 기소됐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에 특활비 상납을 요구해 김 전 기획관이 받았다고 봤다. 공소장에는 이 전 대통령이 주범으로, 김 전 기획관은 방조범으로 적시됐다.
하지만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이 삼성에 다스 소송비 대납을 요청해 승인한 점, 국가정보원에 특수활동비 상납을 요청한 점을 모두 털어놓고 수사에 협조했다. 1심은 이를 근거로 이 전 대통령의 주요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1심은 "김성호·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현안과 관련해 대통령으로부터 편의를 제공받을 것을 기대하고 특활비를 지원했다고 보는 건 막연한 추측에 불과하다"며 김 전 기획관의 뇌물 방조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국고손실 혐의에 대해선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면소 판결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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