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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정신 못 차리도록 팬다"…중국서 '반미' 노래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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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中당국도 반미 감정·애국심 고취에 앞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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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SNS에서 인기를 끈 '무역전'. /사진=위챗.


중국에서 무역전쟁을 다룬 반미 성향의 노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반미 성향의 콘텐츠를 검열해왔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면서 애국심과 반미감정을 고취시키는 콘텐츠를 도리어 홍보하고 있다.

2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무역전'이라 불리는 이 노래는 "무역전쟁! 터무니없는 싸움은 두렵지 않다! 태평양 사이로 무역전쟁이 일어나고 있다"라는 가사로 시작한다. 이어 "가해자(미국)가 싸우기를 원한다면 정신을 못 차리도록 두들겨 패줄 것" 등 반미감정에 호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무역전'은 1965년 방영된 중국 영화 '지도전'에 나온 노래의 선율에 가사를 새로 입힌 것이다. 작사가 자오 랑전은 "현재 중국이 직면한 상황이 '지도전'을 연상시킨다"면서 "그래서 '지도전'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지도전'은 일본이 중국을 침략했을 당시 한 중국 마을이 이에 저항한다는 내용을 담은 반일 영화다. 새로운 가사는 곧 침략전쟁을 일으킨 일본과, 중국과 무역전쟁 중인 미국을 동일시한 것이다. 현재 '무역전'은 중국 SNS 위챗에서 10만 조회수를 넘었다.

블룸버그는 "무역전은 중국 소셜미디어에 나타난 반미감정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중국에서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미 성향의 콘텐츠를 검열해왔던 중국 당국도 이제는 반미감정과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일에 앞장선다. 중국은 그동안 무역협상 타결을 기대하며 미국에 비판적인 발언을 자제해왔다. 자오 역시 "과거에는 당국이 나의 반미 성향의 시를 검열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확대되면서 당국도 미국에 대한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관영언론 글로벌타임스는 14일 미중 무역전쟁을 '인민의 전쟁'이라고 불렀으며, 20일에는 무역전쟁이 한국전쟁을 떠올리게 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방송인 CCTV는 16일~20일 매일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을 다룬 영화들을 긴급 편성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올해 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아 애국심 고취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20일부터 중국의 모든 라디오 및 TV방송사는 오전 7시에 중국 국가를 틀어야 한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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