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고온다습한 봄날씨... 농가에 병해충 주의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충남 천안서 나무 말라죽는 과수화상병 발병
벼과 작물 피해 큰 멸강나방 예년보다 5배 이상 많이 발견돼

조선비즈

과수화상병에 걸린 배나무 가지. /농촌진흥청 제공



예년보다 따뜻했던 지난 겨울과 고온다습한 봄 날씨 때문에 농가에 병해충 비상이 걸렸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과일나무에 치명적인 과수화상병이 충남 천안에서 발생했다. 또 애벌레 때 벼과 작물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멸강나방도 예년보다 많이 발견돼 정부 당국과 농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농진청은 이날 충남 천안시 입장면에 있는 배 농장 5곳(2만47㎡)에서 과수화상병이 발병해 충남농업기술원, 천안시농업기술센터 등과 방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수화상병은 고온다습한 환경조건에서 주로 발생하는 세균병이다. 2015년 5월 경기도 안성에서 첫 발견됐다. 과일나무에 한번 발생하면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5월에서 7월 올해 새로 난 가지에서 주로 발병하는데 확산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과수화상병은 그동안 충남 천안, 충북 제천·충주, 강원 원주·평창 등 6개 지역에서도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충주·원주·평창 지역에서도 과수화상병이 새로 발생했다. 정부는 이들 135농가의 과수원 80.2ha를 폐원하고, 205억원의 손실보상금을 지원했다.

농진청은 "지난 겨울 평균 기온이 0.7℃로 전년(영하 1.3℃)보다 높았고, 올봄 고온다습한 날씨 영향으로 과수화상병 발생과 확산이 우려된다"고 했다.

조선비즈

옥수수 잎을 먹고 있는 멸강나방 애벌레. /농진청 제공



볏과 작물에 큰 피해를 주는 멸강나방 애벌레도 걱정거리다. 멸강나방은 주로 중국에서 서해안으로 날아온다. 지난해에는 5월 29일부터 6월 5일까지 가장 많이 발견됐다.

농진청은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서해안 일대에 곤충포획장치를 설치한 결과, 멸강나방 어른벌레(성충)이 지난해보다 5.2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멸강나방은 주로 애벌레 때 농작물에 해를 끼친다. 멸강나방 애벌레는 기온이 25℃ 안팎인 5월 하순부터 두 달간 알을 깨고 나와 벼·옥수수·수수류·목초 등 볏과 작물의 잎과 줄기를 갉아먹는다. 식욕이 왕성해 작물의 피해가 크다.

농진청은 올해 5월과 6월 지난해보다 강수량이 적고 평균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멸강나방 애벌레 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우려했다.

멸강나방은 알에서 깬 지 10일이 지나면 쉽게 죽지 않기 때문에 논밭이나 목초지를 자주 관찰하고, 애벌레가 보이는 즉시 방제해야 한다. 가축의 먹이로 쓰이는 작물은 약제를 뿌린 뒤 최소 15일이 지난 후 사용해야 한다.

김경규 농촌진흥청장은 "지난 겨울 예년보다 포근했고, 봄 날씨도 고온다습해 멸강나방과 과수화상병 등의 대규모 병해충이 발생이 예상된다"며 "재배지를 자주 살피고 발견 즉시 방제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박지환 농업전문기자(daebak@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