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폭스 인터뷰서 공개…CNN "비밀 정보 누설"
국방정보국 출신 "영변 인근 서위리 언급 가능성,
2010년 영변보다 많은 고농축 우라늄 생산 파악"
IAEA 전 사무차장 "영변서 10㎞ 떨어진 별도 시설"
핵물질 외 탄두핵, 기폭장치 제조·조립시설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 세 곳의 핵 시설을 더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공개한 것과 관련해 북핵 전문가들은 영변 인근 서위리와 분강과 평안남도 강선 비밀 시설일 가능성이 있다고 꼽았다.[구글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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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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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정보국 출신 브루스 벡톨 에인절로 주립대 교수는 미국의 소리(VOA)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이 영변 인근의 서위리의 핵시설을 언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보당국은 이미 2010년 서위리 시설에서 영변보다 많은 양의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고 파악했다”라고 덧붙였다. 서위리는 2010년 11월 북한이 공개한 영변 단지 내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건립하기 전부터 운영해온 지하 시설로 의심받던 곳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2000년 후반부터 영변 원자로로부터 서남쪽 약 10㎞ 지점의 수리봉(해발 301m)에 지하 시설이 있을 것으로 의심해왔다고 한다.
북한 평양 외곽 남포시 천리마 구역의 강선 우라늄 농축 의심 시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국제연구소 비확산센터 소장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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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릴 로퍼 전 로스앨러모스 연구소 연구원은 “핵분열을 가속하는 고성능 폭약을 만드는 시설은 폭발 위험 때문에 별도로 지어야 하므로 기폭장치 제조시설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로퍼 전 연구원은 “이란의 사례에서 관찰할 수 있듯이 북한도 똑같은 시설을 2곳씩 만들어 외부 정찰이나 공격을 피하려 할 수 있다”라고도 설명했다. 결국 핵물질ㆍ탄두핵ㆍ기폭장치를 각각 제조하고, 핵탄두를 조립ㆍ보관하는 시설까지 고려할 경우 전체 시설의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제안한 영변과 풍계리 외에 분강ㆍ서위리ㆍ강선 등 대규모 지하 비밀 시설에 대한 기밀 정보를 공개했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 인터뷰에서 북핵뿐 아니라 다른 민감한 기밀 정보도 함께 거론했다. ‘지난해 중간선거 도중 러시아가 선거개입을 하지 못하도록 사이버 공격을 직접 승인했다는 언론 보도가 사실이냐’는 질문에 “말하지 않는 편이 좋겠지만 모든 것이 내 행정부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믿어도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보기관들은 내가 정보를 발설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라고도 했다. 대통령이 미국 정보기관들의 러시아에 대한 비밀 사이버 공격을 벌였다는 사실을 시인하는 발언을 한 셈이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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