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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동에 번쩍 서에 번쩍'…트럼프, 지구 1.5바퀴 '순방외교'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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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 간 일본·영국·프랑스 찍고 다시 일본·한국·프랑스 방문

재선 출정식·민주당 첫 TV 토론 맞물린 시점…정상외교로 차별화 시도

연합뉴스

(펜실베이니아 로이터=연합뉴스) 현지시간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한 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오르기 전에 지지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하순부터 잇따라 외국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이란 문제나 중국과의 무역협상 등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주요국을 방문해 미국 대통령으로서 융숭한 대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외국 방문 기간이 민주당 대선후보들의 첫 TV 토론 일정과 겹치는 등 재선 캠페인이 본격화할 시점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국과의 정상외교를 통해 존재감을 부각하는 전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일본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하는 것을 시작으로 8월 하순까지 3천600마일(약 5만8천㎞)이 넘는 외국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통상 대통령이 참석해 온 국제 행사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대신 보내기도 하는 등 외국 방문에 소극적인 트럼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단기간에 지구 1.5바퀴에 달하는 외국 방문을 추진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4일 일정으로 일본을 국빈 방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일 즉위한 나루히토(德仁) 일왕을 처음 만나는 외국 정상이 될 전망이다. 또 동맹으로서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양국 관계에 비춰볼 때 궁중 만찬을 비롯해 극진한 대접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스모(相撲) 결승전을 관람하고 아베 총리와 골프를 하는 등 다소 여유를 즐기는 일정도 예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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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붉은 넥타이)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2018년 11월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기념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어 내달 3∼6일에는 영국과 프랑스를 잇따라 방문한다.

영국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예방하는 등 왕실 구성원을 만나고 영국 남부 포츠머스와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열리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아일랜드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일랜드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에서 정상회담을 하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대해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가 우려를 표명하고 있어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28∼29일 일본을 다시 방문해 정상외교에 속도를 낸다.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등과 만나 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곧이어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북미 간 비핵화 협상 등을 주제로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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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김정숙 여사,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한 친교를 겸한 단독회담에서 악수하며 눈을 맞추고 있다. 2019.4.12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약간의 공백을 두고 8월 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참석차 다시 프랑스를 방문한다.

AP는 "집에 있기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여름 순방 일정을 준비 중"이라며 특히 2020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 민주 양당이 재선 캠페인의 가속 페달을 밟는 시점이라는 데에 주목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6월 26∼27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1차 대선후보 TV 토론을 개최한다고 예고했다. 오사카 G20 날짜와 일부 겹치는 일정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다음달 16일께 공식적인 재선 출정식 개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경선 주자들이 주목받기 위해 난상 토론을 벌이는 동안 외국에서 공식 만찬에 참석하거나 레드 카펫에서 환영을 받으며 미국의 국익을 대표하는 대통령의 지위를 부각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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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5월 20일 미국 워싱턴 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순방외교 전략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 AP는 지적했다. 현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성적이 그리 좋지는 않기 때문이다.

실제 북한은 핵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사일을 발사하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고 미·중 무역협상도 대치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란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강경 노선을 선택하면서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으며 미국이 지지한 베네수엘라 야권의 봉기는 일단 실패로 마무리됐다.

AP는 종종 외교 의례를 어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도 동맹국들로 하여금 미국의 헌신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의문을 불러일으키게 했고, 이는 민주당 대선 주자 중 선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공격의 빌미를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AP와 미국 시카고대 여론조사센터(NORC)가 공동으로 실시한 올해 1월 여론조사에서는 63%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성과에 관해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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