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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10개 중 4개 적자'…운용사 퇴출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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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1분기 249개 중 98개 이익 못내, 흑자 운용사 중 1억 미만도 17개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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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업계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우후죽순으로 설립된 운용사들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며 무더기 적자를 기록하면서 퇴출 등 구조조정이 가시화 될 전망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249개 자산운용사 중 98개사(39.4%)는 이익을 내지 못했다. 운용사 10개 중 4개 가까이가 적자를 기록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올 들어 상당수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와 일부 종합자산운용사들의 순익 등 실적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순이익이 흑자를 기록한 운용사 중 1억원 미만인 운용사도 17개사에 달해 적자 운용사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3월결산, 2018년4월~2019년3월) 운용사별로는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 명령을 받은 칸서스자산운용이 최대 규모의 적자(75억원)를 기록했다. 공모와 사모펀드를 모두 취급하는 종합자산운용사로 2004년 설립 후 공격적인 펀드 결성으로 2008년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1조3000억원 규모로 늘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 금호생명을 시작으로 한국토지신탁 등 굵직한 기업의 투자 손실로 2016년부터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어 사모펀드 운용사인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도 대규모 적자(34억원)를 기록했다. 로봇을 활용한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지난해 5월 사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한 뒤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를 출시하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수익성 악화는 지난 2016년 이후 일시적으로 운용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후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신생업체들이 대거 시장에 뛰어든 여파로 운용업계 경쟁이 점점 심화돼 상당수 운용사들이 펀드 운용과 결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익성은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3월 말 운용사 수(249개)는 2015년 말(96개)보다 153개(160%) 급증했다. 2015년 10월 인가제인 사모펀드 운용업의 등록제 전환과 자본금 요건 등 규제 완화 이후 사모펀드 운용사 설립이 크게 늘어난 게 주된 요인이다.

향후 수익성이 떨어지는 운용사들의 재무건전성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운용사 등 금융투자업자가 부실화돼 최소 자기자본 미달 등 등록 유지 요건을 위반하면 적기 퇴출 되도록 규제를 개선할 방침인 것도 이런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당국은 금융투자업자의 적기 퇴출을 위해 현재 '기관 주의'나 '경고', '영업정지' 등의 제재수준을 등록 취소로 일원화할 계획이다.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는 "일부 운용사들은 설립 2~3년간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내부이익 유보를 통한 자기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올해도 적자 규모가 커지면서 제3의 투자자 유치 등을 통한 실적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정훈 기자 repo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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