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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황교안 "文, 김정은 대변인짓 한다" 발언 후 "내가? '짓'이라곤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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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사진)가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독재자의 후예’ 표현을 작심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짜 독재자의 후예인 김정은에게는 한 마디 못하니까 지금 여기서 ‘대변인짓’을 하고 있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내 “대변인 ‘짓’이라고는 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발언을 수정했다.

황 대표는 21일 오전 인천 자유공원 맥아더 장군 동상을 찾아 헌화한 후 당원 등 200여명 앞에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어떤 언론인이 한 말이라며 “교만하다고 한다”, “농담·진담도 구분 못 하는 사람이 국정 운영을 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을 겨냥한 듯 비난을 쏟아냈다.

연설 중간 그는 맥아더 장군의 업적을 찬양한 뒤 “(문재인 정부가)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미사일이라고도 말하지 못한다”며 답답해 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이 정부가 저희들을 독재자의 후예라고 하고 있다”라며 “진짜 독재자의 후예 김정은 아니냐. 세계에서 가장 악한 독재자 아니냐”라고 청중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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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인천=연합뉴스.


그는 이어 문 대통령을 향해 “김정은에게 진짜 독재자의 후예라고 말씀해달라”면서 “싸우려면 타깃이 정확해야 한다. 진짜 독재자 후예에게는 말 한 마디 못하니까 여기서 지금 (관중이) 대변인 짓이라고 하고 있지 않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제가 왜 독재자의 후예냐. 이게 말이 되나. 제가 황당해서 대꾸도 안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약 2시간 뒤 황 대표는 기자들로부터 ‘대변인짓’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내가 대변인짓이라고 했나? 그렇게는 안했다”고 답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황 대표가 연설 도중 청중이 ‘대변인’ 얘기하는 걸 듣고 소개하는 차원에서 발언한 것”이라며 “대변인짓이 아니라 대변인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황 대표의 발언은 앞서 문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말한 데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이날 그는 연설 도중 민 대변인이 건넨 쪽지를 받고 ‘독재자의 후예’ 관련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황 대표의 비판 이후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연일 정치에 대한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발언, 국민을 편가르는 발언들이 난무하고 있다”며 “하나의 막말은 또 다른 막말을 낳고 있다. 말은 그 사람의 품격을 나타낸다고 말하는데, 그 말로 갈음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황교안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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