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군 주요직위자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청와대 출입기자단 사이에서 때 아닌 ‘탄도미사일’ 해프닝이 불거졌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발음 실수였다.

사연은 이렇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로버트 에이브람스 주한미군 사령관 등 한미 군 주요 지휘관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국 군 수뇌부를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지난 4일과 9일 북한의 발사체 발사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한미동맹의 공고함과 한미양국의 긴밀한 공조는 최근 북한의 ‘단도(?) 미사일’을 포함한 발사체의 발사에 대한 대응에서도 아주 빛이 났다. 양국은 긴밀한 공조와 협의 속에 한목소리로 차분하고 절제된 목소리를 냄으로서 북한이 새롭게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않는 한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단도 미사일’이라는 표현이었다. 문 대통령의 발언 내용이 출입기자들에게 알려진 이후 ‘탄도 미사일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일었다. 만일 문 대통령이 최근 북한의 발사체 발사를 탄도 미사일로 인정한 것이라면 상황이 꽤 나 복잡해진다.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대북 인도적 식량지원은 물론 북한 모자보건·영양지원 사업의 추진도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북한의 탄도 미사일’이라는 표현은 지난 9일 KBS와의 취임 2주년 특집대담에서 북한의 발사체 발사를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한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한 질문에서 “며칠 전 발사에 대해서는 신형전술유도 무기로 규정했는데, 오늘은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한다”며 “이는 한미 양국이 함께 추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비록 단거리라도 탄도 미사일이라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소지도 없지 않다”면서도 “최종 판단은 한미 양국이 재원, 종류, 궤적을 좀 더 면밀 분석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해프닝에 그쳤다. 문 대통령은 오찬간담회가 끝난 뒤 본인의 실수를 전했다. 고민정 대변인은 “탄도 미사일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맞나요?”라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이에 “제가 그랬나요. 단거리 미사일이죠”라고 대답했다.

실제 이날 간담회에서 통역은 문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short-range missiles(단거리 미사일)”로 이야기했다. 특히 애초 참고용으로 가지고 있던 문 대통령의 인사말씀에도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적혀 있어 통역이 그것을 보고 “short-range missiles(단거리 미사일)”이라고 그대로 통역했다고 춘추관은 전했다.

고민정 대변인 이후 입장문에서 “풀 내용 중 ‘단도 미사일’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확인해 보니 ‘단거리 미사일’을 잘못 말씀하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