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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文대통령, 탄도미사일 연상 발언 '논란'… 靑 "단거리미사일의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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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도발 않는한 대화 모멘텀 유지" 한·미 군 수뇌부 간담회서 강조
‘단도미사일’ 표현 해프닝도 발생..靑 "실수" 해명에도 파장 커질듯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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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軍지휘부 만난 文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군 주요 직위자 초청 오찬간담회에 앞서 케네스 윌즈바흐 주한미군사령부 부사령관 등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부터 원인철 공군참모총장, 윌즈바흐 부사령관,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지난 4일과 9일 북한이 쏜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 '탄도미사일' 이라고 언급, 논란이 일고 있다. 군 당국이 여전히 북한 발사체의 제원 등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논란이 일자 부랴부랴 '말실수' '단순 해프닝' 운운했지만 통상 사전에 정밀 검증하는 대통령의 공개석상 언급인 만큼 단순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엄중한 안보 현안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북한이 쏜 발사체를 용어상 맞지 않는 표현인 '단도 미사일'이라고 표현, 결국 '탄도미사일'을 염두해 둔 발언이라는 해석도 있다.

■낯선 '단도미사일' 표현, 말실수?

문 대통령은 이날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등 한미 군 핵심 지휘부 12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달 초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양국은 아주 긴밀한 공조와 협의 속에 한 목소리로, 또 아주 차분하고 절제된 메시지를 냄으로써 북한이 새롭게 더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않는 한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해 나갈 수 있게 됐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명시했다. 이는 북한이 쏜 발사제의 정체와 제원, 발사 배경 등을 놓고 "여전히 분석중"이라는 군 당국의 입장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7일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행동을 도발로 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9·19 군사합의 취지에 어긋난다"고만 할 뿐 즉답을 피한 바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공고함과 한미양국의 긴밀한 공조는 최근 북한의 '단도미사일'을 포함한 발사체의 발사에 대한 대응에서도 아주 빛이 났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문 대통령이 '단도 미사일'이라고 언급한 부분을 놓고 '탄도미사일'로 해석돼 논란이 확산됐다. 아직 군 당국이 발사체의 제원과 발사 배경 등을 분석중인 가운데 나온 발언인 만큼 논란이 일었다. 탄도미사일이라는 언급이 사실일 경우 군 당국의 해명이 결국 남북관계와 미국 정부의 눈치를 봐가면서 사실관계를 숨기기에만 급급한 것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청와대는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탄도 미사일' 임이 공식 확인될 경우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될 수 있다.

■靑 해명에도 논란 확산

논란이 커지자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 말씀 중)'단도 미사일'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확인해보니 '단거리 미사일'을 잘못 말씀하신 것"이라고 밝혔다.

미리 마련됐던 문 대통령의 발언자료에도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적혀있었지만, 문 대통령이 이를 옮겨 읽는 과정에서 잘못 말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가 한미 주요 군 지휘관이 모인 자리인 데다 매우 중요한 안보 현안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실수'로 돌리기에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 야권 관계자는 "단순하게 헷갈리거나 말을 옮기는 과정에서 실수였다고 해도 '단도'라는 용어는 표현상 맞지 않다"라며 "남북 및 북미대화의 교착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안보현안인 만큼 단순 해프닝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아보인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우리 군에서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 최병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서욱 육군참모총장,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원인철 공군참모총장,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이 참석했다.

주한미군에서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 케네스 윌즈바흐 부사령관, 제임스 루크먼 기획참모부장, 토니 번파인 특수전사령관, 패트릭 도나호 미8군 작전부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김유근 1차장 등 8명이 배석했다.

정부가 주한미군 지휘부만 청와대로 초청해 격려한 적은 있으나 10여명의 소수 한미 양국군 핵심 지휘부를 동시에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대한민국 정부와 대통령님의 탁월한 리더십 덕분에 한국군은 현재 역사적인 수준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고, 이로 인해 우리 한미동맹의 전반적인 능력이 강화돼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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