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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선전~홍콩 고속철 타니 14분…웨강아오 `超연결시대`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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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경 선전·홍콩포럼 ◆

매일경제

화웨이 둥관 신사옥으로 향하는 전기열차 21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CJ그룹 회장)과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혁신성장추진위원장 등 매경 선전·홍콩포럼 주요 참석자들이 스위스에서 제작된 전기 열차를 타고 화웨이 둥관 신사옥을 둘러보고 있다. [선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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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전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줄곧 홍콩 인터넷 솔루션 업체에서 일해 온 루즈양 씨(33). 그는 매주 월요일 홍콩으로 출근해 금요일에 선전으로 퇴근하는 생활을 몇 년째 해오고 있다. 20일 홍콩행 고속철에서 만난 루씨는 "예전에는 선전에서 지하철을 타고 50분 가까이 걸렸는데 지금은 고속철이 14분 만에 홍콩 서구룡역에 닿는다"며 "선전과 홍콩은 예전부터 밀접한 관계지만 고속철 개통을 계기로 한 걸음 더 다가선 느낌"이라고 말했다.

광둥성 선전과 홍콩을 오가는 고속철은 중국이 야심 차게 구상하는 '웨강아오다완취(Greater Bay Area)' 시대의 초연결을 상징한다.

지난해 8월 개통된 광선강(廣深港·광저우~선전~홍콩) 고속철은 광저우 남부에서 홍콩까지 47분, 선전 중심상업지구에서 홍콩까지 14분 만에 주파한다. 광저우에서 선전 구간까지만 운행하다 9년여간 공사 끝에 지난해 선전~홍콩 26㎞ 구간이 새로 뚫렸다.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홍콩, 선전을 무대로 무역업을 하는 세르게이 씨는 "홍콩 사무실에서 선전 집까지 예전에는 자동차로 1시간30분 넘게 걸렸는데 고속철이 뚫린 뒤로 거의 1시간 줄었다"고 전했다. 고속철을 타고 홍콩에서 선전까지 넘어오면 광저우, 정저우, 상하이, 베이징 등 중국 본토 주요 도시들과 고속철 네트워크로 이어진다. 특히 지리적으로 가까운 광저우, 선전 등 광둥성 도시들은 하루 생활권에서 한나절 생활권으로 가까워졌다.

인재와 자본, 물자가 자유롭게 무한 속도로 이동하는 웨강아오다완취 구상은 바다에서도 구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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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만리장성'으로 불리는 강주아오(港珠澳·홍콩~주하이~마카오) 대교다. 지난해 10월 개통한 이 다리는 총연장 55㎞, 해상 구간 41㎞로 세계에서 가장 긴 해상대교로 기록됐다.

이전까지는 광둥성 주하이에서 배를 타고 홍콩, 마카오까지 3시간씩 걸렸지만 대교 개통으로 이동 시간이 30분대로 확 줄었다. 건설비로 무려 1260억위안(약 22조원)이 투입되고, 개통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날아와 직접 참석한 것만 봐도 중국이 이 대교에 얼마만큼 의미와 기대를 두는지 가늠할 수 있다.

중국 중앙정부와 광둥성 정부가 교통 인프라스트럭처 확대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것은 강과 바다로 가로막힌 웨강아오 지대를 명실상부한 단일 경제권으로 탈바꿈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만과 일본 도쿄만에 필적하는 초거대 베이 이코노미(Bay Economy)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강주아오 대교를 보면 천문학적 인프라 투자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주하이시는 1분기 실질성장률 7.4%, 명목성장률 15.5%로 중국 동남부 대도시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강주아오 대교 개통 이후 투자와 물류가 개선된 결과로 해석된다. 1분기 인재 순유입률도 6%를 넘어 평균 1%대인 다른 도시들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강주아오 대교 출입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개통 후 4월 말까지 6개월 동안 이 다리를 이용한 인원은 총 800만명에 달한다.

지난달에는 광저우 난사구와 둥관시를 연결하는 난사 대교가 개통됐다.

건설비로 1조9000억원을 들인 이 다리는 주강 하구 바다를 포함한 구간 12.9㎞를 연결하며, 기존에 차로 2시간 걸리던 광저우와 둥관시 간 거리를 35분으로 단축했다.

강주아오 대교를 잇는 또 다른 해상대교인 선중 대교도 2024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주강 하구를 사이에 두고 선전시와 중산시 24㎞ 구간을 연결하는 이 대교는 공사비로 무려 500억위안(약 8조6000억원)이 투입된다.

웨강아오 초연결 시대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하늘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세계에서 가장 항공 노선이 많은 이 지역은 향후 세계 최대 항공 허브가 될 전망이다.

중국 거시경제 정책 주무부처 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달 선전 바오안 공항 확장 계획을 승인했다. 93억위안(약 1조6000억원)을 들여 제3활주로를 건설하고 여객터미널을 확장해 지난해 4900만명을 수용한 항공 여객 규모를 2030년 8000만명까지 확대하는 게 골자다.

지난해에는 광저우 바이윈 공항이 기존 여객터미널과 같은 사이즈로 신터미널을 개장했다. 바이윈 공항은 중장기적으로 활주로를 기존 3개에서 5개로 확대하고, 국제선 30여 편을 추가로 취항한다는 계획이다. 홍콩도 첵랍콕 공항에 약 2조원을 들여 제3활주로 건설을 추진 중이며 2024년 완공될 예정이다. 공항이 확장되면 지난해 7500만명이었던 홍홍 항공 여객이 1억명으로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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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 설명>

▷웨강아오 : 중국 광둥성, 홍콩, 마카오를 말한다. 지난 2월 중국 공산당이 '웨강아오다완취(Greater Bay Area) 발전계획'을 발표하면서 국가적 개발 계획으로 공식 확정됐다. 중국은 이 계획을 통해 1978년 개혁개방을 선언한 뒤 40년간 '중국의 공장' 역할을 하던 주강 삼각주 일대를 첨단 하이테크 산업과 금융 중심지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선전·홍콩 기획취재팀 = 이진우 산업부장(팀장) / 박만원 기자 / 이승훈 기자 / 강계만 차장 / 김대기 특파원 / 김제관 기자 / 문지웅 기자 / 조성호 기자 / 나현준 기자 / 임형준 기자 / 김유신 기자 /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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