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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10월까지 팔아야 하는 롯데, 매각 지연 조짐에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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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카드 새 주인 바뀐다 ◆

롯데가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한앤컴퍼니에서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으로 재선정한 것은 '매각 완결성'에 무게를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우리 컨소시엄은 지난 13일 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 인수 우협에 대한 배타적 협상 기한이 끝난 뒤 롯데에 추가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 최초 우협으로 선정된 한앤컴퍼니가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에 대한 KT새노조 측 고발로 인해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롯데가 마음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IB업계에 따르면 13일 이후 MBK-우리 컨소시엄이 추가로 인수 제안을 하는 과정에서 책정한 롯데카드 지분 100%에 대한 경제적 가치는 한앤컴퍼니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에서는 지난 3일 한앤컴퍼니가 롯데카드 우협에 선정됐을 때 지분 100%를 기준으로 약 1조8000억원을 책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 승계, 롯데와 협업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한앤컴퍼니와 MBK-우리 컨소시엄 간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오는 10월까지 금융회사를 매각해야 하는 롯데로서는 조건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면 거래 완결 가능성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회사 전환에 나선 롯데는 10월까지 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과 같은 금융 계열 매각 등 정리 작업을 완료해야 한다.

롯데 관계자는 "10월 중순으로 예정된 지주회사 행위 제한 만료 기간을 초과하면 과징금 부과, 형사처벌 가능성 등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원 대표를 둘러싼 법적 논란과 관련해 IB업계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고, 롯데도 이 부분을 염두에 뒀지만 신속한 매각 작업 종료를 더 중시했다는 평가다.

MBK파트너스는 우협 선정 이후 본계약 체결까지 마무리되면 과거 코웨이,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두산공작기계 인수전에 이어 롯데카드 인수전에서도 막판 역전극에 성공하게 된다.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이 롯데카드 지분을 각각 60%, 20% 인수하고 인수 비용도 이 같은 비율에 맞추기로 한 만큼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특히 MBK파트너스는 자신들이 보유한 홈플러스와 시너지 효과 등을 앞세워 롯데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지분 매각에 나설 때 우리은행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조항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앤컴퍼니는 롯데카드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B2B'에서 'B2C'로 다변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KT새노조에서 2016년 한앤컴퍼니가 KT 자회사 나스미디어에 엔서치마케팅을 매각한 것을 놓고 '공정 가치보다 비싸게 매각했고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고 M&A 관행과는 거리가 먼 문제를 제기하면서 13년 만에 나온 카드사 매물을 놓쳤다.

법조계와 IB업계에서는 한 대표에 상속세·증여세법을 적용하는 것이 무리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IB업계 관계자는 "한앤컴퍼니 이슈뿐만 아니라 법인 간 인수·합병(M&A)에는 증여세가 성립이 될 수 없다"며 "한앤컴퍼니도 법적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앤컴퍼니는 롯데 측과 막판까지 협상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일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결국 고배를 마셨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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