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롯데 품으면 카드업계 자산 3위…우리銀 `非은행 퀀텀점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롯데카드 새 주인 바뀐다 ◆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퀀텀점프를 위한 우리금융그룹(회장 손태승)의 포석이다.' 21일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이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금융권 안팎에서 나온 평가다. 우리금융그룹이 롯데카드 지분 인수를 통해 보험·증권사를 제외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서 그동안 강조해온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갔다.

매일경제

손태승 회장


우리금융그룹은 롯데카드 추가 지분 인수를 통한 지주 내 편입 가능성에 대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향후 MBK가 롯데카드 지분을 팔 경우 우리금융그룹이 롯데그룹과 협상을 통해 해당 지분을 매입해 대주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롯데카드 지분 투자는 현재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자산운용·캐피털·저축은행·신탁사 인수에 이어 보험과 증권사 확보로 가는 중간 단계"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우리금융그룹은 회원 796만명을 보유한 롯데카드와 다양한 마케팅 협력을 통해 고객층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카드는 특히 유통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이 기존 은행 역량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이유다. 아울러 우리금융그룹은 롯데카드 지분 투자에 따른 배당, 인수금융 조달에 따른 수수료와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우리은행은 MBK가 지분 60%를 사들이는 데 필요한 자금 중 절반가량을 대출로 조달해주기로 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1분기에 순이익 5686억원을 올리며 하나금융그룹(5560억원)을 제치고 금융지주 3위로 도약했다. 수익 구조 개선과 몸집 키우기로 '3위 굳히기'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인수로 인해 특히 카드업계가 긴장감에 휩싸였다. 장기적으로 신한·삼성·KB국민·현대카드가 지켜온 4강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매일경제

롯데그룹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를 MBK-우리은행 컨소시엄으로 바꿨다고 21일 발표했다. 이날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김호영 기자]


향후 추가 지분 확보로 우리금융이 롯데카드 지배권을 갖게 되면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를 합친 시장점유율에서 2위로 껑충 뛰어오른다. 지난해 말 기준 카드사별(BC카드 제외) 신용카드 이용실적을 보면 롯데카드는 11%, 우리카드는 8.5%로 각각 업계 5·6위를 다투고 있다. 단순 합산할 경우 19.5%로 현재 2위인 삼성카드(19%)를 뛰어넘는다.

물론 두 카드의 중복 고객이 있기 때문에 두 회사를 합친다고 해도 이런 숫자가 나오지 않겠지만 업계에서는 KB국민카드(18.6%), 삼성카드(16.6%)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기에 충분할 것으로 평가한다. 은행계인 우리카드의 체크카드 실적을 포함할 경우 우리카드와 롯데카드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20%에 달한다. 1위인 신한카드(22.8%) 뒤를 바짝 쫓는 것이다. 자산 기준으로 봐도 롯데·우리카드를 합치면 22조6358억원으로 삼성카드(23조47억원) 다음인 3위 자리를 꿰찬다.

우리카드는 우리은행 신용카드사업부문이 2013년 4월 분사해 설립됐다.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초 출범했지만 우리카드는 아직 우리은행 자회사로 편제돼 있다. 금융지주에서 볼 때는 손자회사인 것이다. 우리은행이 주도적으로 인수금융을 MBK에 제공하고 은행 차원에서 20%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 것은 이런 이유도 있다.

반면 롯데카드는 전업계 카드사로서의 장점을 갖고 있다. 국내 8개 카드회사 중에서 전업계 카드사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삼성·현대·롯데카드 3곳이다. 롯데카드의 배경에는 롯데그룹 유통계열사가 있다.

MBK-우리은행 컨소시엄이 롯데카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당장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또 두 회사 간 협업을 어떤 형태로 할지도 관심사다. 당장 롯데카드의 대주주는 MBK파트너스이고, 우리은행은 2대주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와 별개로 우리금융이 올해 중 우리은행이 보유한 카드 지분과 지주사 주식을 교환해 손자회사인 우리카드를 지주회사 자회사로 끌어올릴 예정인데, 롯데카드 인수가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강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