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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다시 불뿜는 독재론…황교안 “문 대통령, 독재자 후예의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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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독재 프레임’ 총공세

인천에서 장외투쟁 나선 황 대표

문 대통령 5·18 기념사에 반격

‘김정은 대변인’ 발언 다시 꺼내

나경원도 “신독재 4단계” 주장

민주 “적반하장, 제발 저리나” 반박

지지층 결집·남북관계 흠집 노림수

‘현실 동떨어진 편가르기’ 비판 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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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방문 등으로 잠시 숨을 고르는 듯했던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다시 “독재”를 언급하며 대정부 공세에 ‘올인’하고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의 지속적인 ‘독재 프레임’ 제기를 지지층 결집을 위한 의도적 전략으로 보지만, ‘국민 정서와 무관한 퇴행적 편 가르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21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진짜 독재자 후예의 대변인” “신독재”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날 한국당 지도부의 발언은 문 대통령이 5·18 기념식 때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말한 것을 한국당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보름째 장외투쟁 중인 황 대표는 이날 인천시 중구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을 찾아 헌화한 뒤 “지금 이 정부가 저희들을 독재자의 후예라고 말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구한다. 김정은에게 정말 독재자의 진짜 후예라고 말씀해주시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 말 한마디 못 하니까 여기서 지금 대변인이라고 하고 있지 않냐. 제가 왜 독재자의 후예냐, 말이 되느냐. 황당해서 대꾸도 안 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나경원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언급하며 파장이 일었던 ‘김정은 수석대변인’ 강경 발언을 다시 끌어낸 것이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문 대통령의 ‘독재자 후예’ 발언을 반기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막말·극우·친일 프레임보다는 ‘독재 프레임’으로 공방을 벌이는 게 지지층 결집에 더 낫다고 보는 것이다. 독재 공방을 지속하면 문 대통령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남북관계까지 싸잡아 비판할 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어차피 총선은 지지층 결집 대결”이라며 “현장을 보면 경제 문제로 중도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독재 프레임으로 정부를 공격하더라도) 중도층의 이탈 우려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도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별도의 ‘독재론’을 이어갔다.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그는 “신독재에 네가지 단계가 있고 마지막 단계는 선거제도를 바꾸는 것”이라며 “지금 대한민국이 이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열린 ‘문재인 정권 2년, 유리된 사법과 언론’ 토론회에서도 “이 정권이 민주노총을 통해 언론을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적반하장”(이해찬 대표)이라는 반응이다. 이재정 대변인은 “아무도 한국당과 황 대표를 콕 집어 ‘독재자의 후예’라고 말한 적이 없는데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며 “5·18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적극 동참하면 될 일”이라고 일축했다. 여당의 한 중진의원은 “황 대표가 지지층 복원에 고무되어 그런지 현실과 동떨어진 퇴행적 논리를 내세워 말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것 같다. 당장은 좋을 수 있지만 길게 보면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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