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8 (일)

‘이나오 스타일’ 협상…국회 정상화 물꼬 트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李 야당 협조 강조하며 숙이기 / 당 내부서도 포용적 전략 주문 / 羅 대화 유지… 복귀 명분 찾기 / 정개·사개특위 기능 폐기 걸어 / 吳 캐스팅보트 존재감 키우기 / “두 특위 연장, 상임위서 협의를”

세계일보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맥주 회동'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각 당 입장에 따른 ‘이나오’(이인영·나경원·오신환) 스타일로 국회 정상화를 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즉 민주당 이 원내대표가 전략적으로 고개 숙이는 반면 한국당 나 원내대표는 대화의 문은 열어둔 채 공세적 입장을 취하는 모양새다. 제3당 바른미래당 오 원내대표는 결국 정국의 키를 쥐고 있음을 과시하는 분위기이다.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회의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21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 협조를 강조하면서도 발언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애썼다. 그는 전날 저녁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간 ‘맥주 회동’에 대해 “굉장히 좋은 예감으로 만났고 좋은 분위기였지만 좋은 결실로 나가지는 못했다”며 “국민들께 약속한 호프(Hope·희망) 미팅이 되지 못해서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과거 방식에 연연하지 않고 정치적 돌파구를 만들어내야 한다. 저부터 역지사지하는 자세로 야당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민주당 내부에선 총선을 앞두고 각종 법안 처리가 힘들겠지만 여당이 포용적 입장을 취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세계일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가 21일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문정 권 2년, 유린 된 사법과 언론 : 사법부 대위기 토론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반면 나 원내대표는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민주당,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들에게 “밥 잘 사주는 누나가 되겠다”는 등 친분을 과시하면서도 공세적인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상화의 조건으로 오는 6월30일 종료되는 정치개혁특위(정개특위)와 사법개혁특위(사개특위)의 기능 폐기를 내걸었다. 그는 “장기적으로 국회가 돌아갈 수 있게 하려면 국회를 파행시킨 데 대한 책임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정개특위, 사개특위 같은) 기존 틀에서는 실질적인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

심의 언제쯤… 쌓여있는 법안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 이후 여야의 강(强) 대 강(强) 대치가 이어지면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앞 복도에는 심의를 기다리는 법안들이 쌓여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정치권 일각에선 장외투쟁으로 지지층 결집에 나선 황교안 대표와 달리 실제로는 국회 복귀를 원하는 나 원내대표가 명분을 찾기 위해 공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두 개 특위의 활동기간을 연장하는 데 뜻을 모았다.

세계일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오신환 원내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오 원내대표의 경우 캐스팅보트로서 바른미래당의 존재감을 키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원내대책회의에서 “플레이메이커로서 판을 깔고 정당 간 협상을 주도해서 합의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기간 연장에 대해서는 “연장 문제로 밀고 당기며 다른 문제까지 해결하지 못할 바에는 각 상임위로 보내 패스트트랙 취지에 맞게끔 협의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