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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함바 비리’ 브로커 “서울청장에 뇌물”… “의도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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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경환 청장 지목하며 검찰에 진정 / 원 청장 “사실무근… 무고죄 대응” / 경찰 내부선 ‘檢, 의도적 흠집 내기’

세계일보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 경찰청 제공


일명 ‘함바(공사장 밥집) 비리’ 사건의 브로커 유상봉(73)씨가 과거 원경환 서울경찰청장(치안정감)에게 뇌물을 줬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원 청장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강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이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흘린 의도가 의심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달 서울동부지검에 원 청장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유씨는 진정서에서 원 청장이 서울시내 한 경찰서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그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사건을 내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원 청장은 이날 서울경찰청 출입기자단에 “여러모로 민감한 시기에 다른 오해가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입장을 간략히 말씀드린다”면서 “금품수수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무고죄로 강력히 법적 대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유씨는 2010년부터 정·관계 유력 인사들과 경찰 간부, 건설사 임원 등에게 뒷돈을 건네거나 함바 운영권을 미끼로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구속됐다 풀려나기를 반복해왔다. 그는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검찰의 함바 비리 수사 당시 유씨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강희락 전 경찰청장이 구속되기도 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이 수사권 조정 법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 2인자인 원 청장에 대한 진정서 접수 사실이 알려진 점을 두고 검찰의 의도적인 경찰 흠집내기 아니냐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것들이 공개되는 게 적절했는지는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유씨가 교도소에 있는 것으로 아는데, 거기서 공개했나”라는 우스갯소리로 검찰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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