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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한라산 산간지대 ‘멧돼지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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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잦은 출몰 피해로 27~31일 야간 포획 실시

제주에서 멸종됐던 멧돼지가 한라산과 산간지대에 다시 출몰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는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서귀포경찰서, 야생생물관리협회 서귀포지회와 합동으로 멧돼지 야간 포획을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포획 장소는 멧돼지가 자주 출몰하는 호근동 치유의 숲과 색달동 매립장 일대, 영천동 선돌 일대다. 서귀포시는 11명으로 포획팀을 구성해 멧견 10마리와 함께 현장을 순찰하면서 멧돼지를 발견하는 즉시 총기를 이용해 포획할 예정이다.

이는 최근 멧돼지가 중산간(해발 200~600m) 지대인 오름과 산책로, 농지 등에 출몰한다는 민원이 잦아진 데 따른 것이다. 한라산 둘레길 또는 오름을 걷다가 멧돼지와 마주쳐 안전에 위협을 받거나 멧돼지가 밭을 헤집어 농작물 피해가 크다는 민원이 주를 이룬다. 서귀포시에 접수된 멧돼지 관련 민원은 2017년 24건, 지난해 67건에 이어 올 들어 4월 말까지 49건이다. 실제 지난달에는 서귀포시 고근산 부근 개인 별장에 멧돼지가 출몰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포획작업이 이뤄졌다. 2016년 10월에는 치유의 숲 인근을 산책 중이던 ㄱ씨(51)가 멧돼지의 공격을 받아 다리를 다쳤다.

제주 한라산에 서식하는 토종 야생 멧돼지는 1940년대 이전 멸종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출몰하는 멧돼지는 2000년대 초반 일부 농가에서 가축용으로 다른 지역에서 들여와 사육했던 것이다. 목장을 탈출하거나 목장이 폐업하면서 한라산 일대로 흩어졌고 자연번식을 통해 개체수를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도는 2010년 처음으로 한라산 내 멧돼지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으며 2017년 기준 170여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2012년에는 멧돼지 샘플을 수거해 DNA를 분석한 결과 국내 야생 멧돼지와는 다른 중국에서 들여온 가축용 멧돼지인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강창식 서귀포시 녹색환경과장은 “이번 야간 포획은 시범 실시하는 것으로, 총기 사용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기간을 연장해 포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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