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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美·中 통상분쟁 여파…희비 엇갈린 세계 전자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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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자제품 생산증가 12개월째 5% 초과 / 中, 2월 8.3% · 3월 8.2%로 하락세 반전 / 대만 10%이상 증가… 韓·日 마이너스 성장 / 韓·美·中 생산라인 건설 베트남 최대 수혜

세계일보

글로벌 전자 업계가 미·중 통상 전쟁과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의 영향으로 격변기를 맞으며 각국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을 대폭 줄이며 베트남과 대만 등이 수혜를 입은 반면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역성장 국면에 접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21일 미국의 IT 전문 시장조사업체 ‘세미컨덕터 인텔리전스’가 매달 집계하는 국가별 ‘3개월 평균 전자제품 생산증가율’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3월 전자제품 생산증가율 6.2%를 기록했다. 이 통계는 최근 3개월간 각국의 전자제품 생산액을 전년 동기와 비교하는 것으로, 미국은 12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2016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26개월 동안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던 중국은 지난 2월 8.3%로 떨어진 데 이어 3월에는 8.2%로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아시아 주요국 중에서는 중국에 진출한 기업의 유턴 지원 정책 등에 힘입어 대만이 유일하게 10% 이상의 증가율을 나타냈고 한국과 싱가포르, 일본 등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은 지난해 8월 20% 증가로 중국까지 제치며 아시아 주요국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이후 계속 떨어지면서 결국 올해 들어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됐다.

세미컨덕터 인텔리전스는 보고서에서 최근 미·중 통상 전쟁이 글로벌 전자업계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통상 전쟁 이후 가장 큰 혜택을 본 나라는 베트남이라며 최근 LG전자의 스마트폰 생산시설 베트남 이전, 중국 TCL의 베트남 현지 TV 생산라인 건설, 미국 전자제품 생산업체 ‘키트로닉’ 중국 생산라인의 베트남 이전 재배치 계획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이와 함께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부진이 지속되는 탓에 지난달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6개월째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달 ICT 수출액은 152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6% 줄었다.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연속 하락세다. 하락폭은 지난해 11월 -1.7%를 기록한 뒤 12월 -10.1%, 올해 1월 -18.4%, 2월 -19.2%, 3월 -16.3%, 4월 -10.6%였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85억8000만달러 수출로 전년 동월 대비 13.3% 감소했다. 메모리반도체의 단가하락과 시스템반도체의 수요 둔화 등으로 감소세가 지속됐다.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17억2000만달러로 16.2% 줄었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경쟁 심화 등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다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8.1%), 2차전지(13.4%), 휴대전화 완제품(43.9%), 주변기기를 제외한 컴퓨터(59.4%) 등은 수출이 늘어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았다. 중소기업 ICT 수출은 반도체(27.5%), 전기장비(25.8%) 등의 수출 호조세로 6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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