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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주한일본대사 5.18 민주묘지 참배…근로정신대 묘소는 발길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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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가족과 고 김경철 열사 묘지 둘러봐...근로정신대 피해자 유족, 참배 의향 물었으나 참배 안해]

머니투데이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 대사(왼쪽)가 21일 오후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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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 대사가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해 분향 헌화했다. 다만 근로정신대 할머니 묘역 참배의사를 묻는 유가족들의 질문에는 답을 피하고, 묘역을 빠져나갔다.

나가미네 대사는 21일 오후 2시쯤 가족과 함께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했다. 그는 민주묘지 관리사무소 직원의 안내로 분향·헌화 후 5·18 당시 최초 희생자인 고(故) 김경철 열사의 묘지를 둘러봤다.

근로정신대 피해자 고 김혜옥 할머니의 유족이 민주묘지 입구에서 나가미네 대사 일행을 발견했다. 이들은 나가미네 대사에게 다가가 "이곳에 미쓰비시로 동원된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의 묘소가 있는데 한 번 찾아볼 의향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나가미네 대사는 잠시 생각하다가 별다른 말 없이 발길을 돌려 민주묘지를 빠져나갔다. 김 할머니 유족은 "일본 대사가 소박하게 가족과 함께 5·18묘지를 참배하는 모습이 고맙고 보기 좋았다"며 "최근 한·일 간 여러 문제가 있다 보니 근로정신대 피해자 묘소를 방문하는 데 복잡한 심경이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자식으로서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그런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1944년 5월쯤 미쓰비시중공업에 동원됐다.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1999년 3월 나고야 지방재판소에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지만 최종 기각 결정됐다. 김 할머니는 2009년 7월 별세했다.

김 할머니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끌려가는 대학생을 돕다 부상을 입어 고초를 겪어 유공자로 지정됐다. 민주묘지 6묘역에 안장됐다.

나가미네 대사는 이날 민주묘지 참배에 앞서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와 면담을 가졌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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