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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고 장자연 사건

장자연보다 더 주목받은 윤지오···증언 신빙성 판단 불가라니 [이슈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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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리스트 목격자'로 알려지며 주목 / 사회적 파장 몰고 와 / "전체적으로 신빙성 여부 따지기 곤란"

세계일보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윤지오씨 진술의 신빙성을 어떻게 봤나.(기자)

“윤씨 진술은 여러 가지가 있다. 전체적으로 신빙성 여부를 따지기 곤란하다.”(문준영 과거사위 위원· ‘장자연 사건’ 주심위원)

-‘장자연 리스트’ 존재와 관련한 윤씨의 증언 신빙성에 대한 판단은.(기자)

“진상규명이 불분명해서 판단할 수 없다.”(문 위원)

-윤씨가 언급한 특이한 이름의 정치인도 ‘리스트’에 들어가 있나.(기자)

“이른바 리스트에 대한 관련자 진술이 엇갈리고 존재여부에 대해 결론내기 어려워서 이름 등 구체적으로 거론하기 어렵다. 리스트 실체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조사결과로 하기 어렵다.”(문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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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문준영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 위원이 '장자연 사건' 관련 최종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 20일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장자연 리스트 사건 조사 및 심의결과’를 발표한 후 기자들과 문답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나온 배우 윤지오씨 주장 관련 부분이다. 온 사회가 윤씨의 입만 쳐다보게 할 만큼 폭발력이 컸던 사안치고는 싱거운 결말이었다.

장씨가 숨지기 전 한 때 같은 소속사에 몸담았던 윤씨는 ‘유일한 리스트 목격자’로 알려지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지난 3월 출간한 책 ‘13번째 증언’과 이후 JTBC와 KBS를 비롯한 여러 언론인터뷰, 과거사위 진상조사단 진술 등을 통해 △‘장자연 문건’에 40∼50명의 이름이 적힌 성상납 리스트가 있었다 △동일한 성씨의 언론인 3명과 특이한 이름의 정치인이 있었다 △ 장씨가 과거 약물을 통해 성폭력을 당했을 수 있다는 등 깜짝 놀랄 만한 언급을 해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몰고 왔다. 다음은 윤씨가 주장한 내용과 관련한 과거사위의 조사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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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접대 요구자 명단 리스트 존재 의혹···윤씨, 장자연 문건에 ‘성상납 강요받았다’는 내용 진술 번복

과거사위에 따르면, 서술문 형태의 문건 외에 사람 이름만 나열된 ‘리스트’가 별도로 있었는지, 그 ‘리스트’가 있었다면 리스트에 이름이 기재된 사람들이 장씨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에 대해 당시 문건을 실제로 본 사람들 사이에서도 진술이 엇갈렸다.

경찰 수사 당시 매니저 유씨는 2009년 3월 12일 봉은사에서 장씨의 유족 A씨와 동료였던 윤씨를 만나 7장으로 된 문건 원본(최종적으로 완성된 문건 4장+장씨가 추가로 건네준 편지 형식의 3장)과 사본을 모두 유족에게 전달했고, 그 자리에서 A씨가 모두 소각했다고 했다. 이어 편지 형식의 3장에는 장씨 소속사 대표 김씨와 싸우면서 조심해야 할 사람들의 ‘명단’이 기재돼 있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유씨는 조사단과의 면담에서 “장씨가 건넨 추가 편지글은 언론에서 말하는 리스트가 아니었고, 말 그대로 편지글 같은 거였다”라고 진술했다.

다만, 장씨 사망 직후인 2009년 3월 12일 유씨와 윤씨가 통화한 내용을 녹음한 녹취록에는 유씨가 ‘목록’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윤씨의 경우 이듬해 6월 25일 법정에서 “어떤 장에는 성함만 기재되어 있으면서 어떠한 언론사에 누구, 어디 무슨 사의 누구라는 식으로 기재되어 있는 것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조사단과의 1차 면담에서도 “장자연 문건 중 ‘성상납을 강요받았습니다’라는 제목 아래 사람 이름과 직함이 나열된 문건이 2장에 걸쳐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후 면담에서는 “사람 이름과 직함이 나열된 문건에는 ‘성상납을 강요받았습니다’라는 내용이 없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문건을 소각한 유족 A씨는 당초 경찰 조사에서는 사람 이름이 나열된 문건이 있는 것처럼 진술한 바 있으나, 조사단과의 전화 통화에서는 “사람 이름만 나열된 소위 리스트는 없었고 모두 서술식으로 쓰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경찰 조사를 받을 때는 ‘어떤 이름이 있었냐’는 질문에 대답했을 뿐 그게 이름만 있는 것인지 서술식이었는지 구별하여 질문을 받은 게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문건을 보았다는 기자 김모씨도 ‘목록’형태의 문건은 없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과거사위는 “윤씨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이름만 적힌 리스트는 없다고 하는 등 진술이 엇갈린다”며 “누구에 의해 작성됐는지 어떤 사람들이 적혔는지 진상규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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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의 성폭행·마약 피해 의혹···“윤씨 추정에 근거한 진술”, 유족 “문건에 성폭행 피해 내용 없어”

조사단의 조사과정에서 장씨가 일시와 장소를 알 수 없는 술접대 자리에서 누군가가 몰래 약을 탄 맥주를 반 컵가량 마신 후 마약에 취하거나 술에 만취한 사람처럼 인사불성이 된 상태에서 누군가에 의해 성폭행을 당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는 윤씨의 진술이 결정적이었고, 과거 유씨가 “장자연이 처음에 작성한 문서에 심한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을 적었는데 내가 지우라고 했다”는 진술도 의혹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유씨는 조사단과의 면담에서 그렇게 말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장자연이 하소연하듯이 처음에 그런 비슷한 말을 하기는 했는데 장자연에게 되묻지도 않았고, 장자연이 ‘당했다’고 말한 것도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또 드라마 감독 정모씨가 작성한 2011년 8월 1일자 사실확인서에 여배우 이모씨가 전화로 “장자연이 쓴 A4 용지에 ‘술에 약을 탔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고 기재된 부분과 정씨가 최근 조사단에 “여배우 이씨로부터 ‘물에 약을 탔다고 들었다’는 진술도 논란이 됐다. 그러나 여배우 이씨는 조사단 조사에서 “정씨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고, 장씨 유족도 문건에 성폭행 피해와 관련해 적힌 내용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조사단은 “유씨의 최초 진술과 윤씨, 정씨의 진술을 종합하면, 장씨가 성폭행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으나, 이들의 진술만으로는 구체적인 가해자, 범행 일시, 장소, 방법 등을 알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특히 윤씨의 진술과 관련해, “이중적인 추정에 근거한 진술(술에 약을 탔을 것이라는 1차 추정, 자신이 떠난 후 성폭행이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2차 추정)이라는 점에서 성폭행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로 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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