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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日, 양반다리 힘든 트럼프 위해 스모 전통까지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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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석 사들여 의자 설치

방일 기간 對테러부대 투입

일본 정부는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첫 국빈으로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맞기 위해 전례 없는 준비를 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기간 중, 도쿄 일대가 "계엄 태세가 될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일본 경시청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동을 위해 고가도로 및 주요 도로의 통행을 차단한다. 또 테러에 대비한 전문 부대를 투입해 도심 곳곳에서 삼엄한 경비를 할 예정이다. 도쿄 타워와 쌍벽을 이루는 전망대 스카이트리는 25일부터 4일간 미국 성조기를 상징하는 청·적·백 3가지 색깔의 불을 밝히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26일 골프 회동을 할 때 프로 골퍼가 함께할 예정이다.

트럼프에 대한 '오모테나시(진심 어린 마음으로 대접한다는 의미의 일본어)'는 일본의 국기인 스모를 관람할 때 절정에 이를 예정이다. 일본은 트럼프가 스모 '나쓰바쇼(夏場所·5월 대회)의 26일 최종일 경기를 특별석인 '마스세키(升席)'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내각은 수백만엔을 들여서 도효(土俵·스모 경기판)의 바로 앞에 위치한 마스세키 표를 모두 구입했다. 방석 위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관람하는 것이 스모의 전통이다. 일본 정부는 이런 전통을 무시하고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위한 의자를 놓을 계획이다.

국기인 만큼 스모와 관련한 의식은 지극히 보수적이다. 아무리 미국 대통령이라고 해도 마스세키 표를 모두 독점하고, 스모의 전통을 무시해가며 대우하는 것에 대해 비판도 나온다. 스모 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세키에서 관람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로 민폐" "마스세키는 계속 빈 채로 남게 되면 위화감이 생길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모 경기 관전 후, 미·일 우호를 위해 특별 제작해 공수해 온 '트럼프 배(杯)'를 우승 선수에게 수여한다.



[도쿄=이하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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