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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中, '강군몽' 강조하며 "협상 용의 있다"…대미 강온 양면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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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 육군보병학교 시찰, 연일 대미 자극 행보 관영매체 美비판 지속, 주미대사 "협상하자" 보복관세 디데이 임박, 복잡한 속내 드러나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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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의 혁명 성지인 난창(南昌)의 육군 보병학교를 시찰하며 미국을 자극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중국은 '강군몽(强軍夢)'을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국과의 협상 여지를 남겨 두는 강온 양면 전술을 구사하는 중이다. 미국 측에 공언한 보복 관세 부과 시점이 임박하면서 복잡한 속내가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전날 장시성 난창의 육군 보병학교를 방문해 신시대 강군 사상의 철저한 관철을 주문했다.

시 주석은 "홍색 자원을 잘 운용하고 홍색 유전자를 잘 전승해 합격점을 받을 수 있는 홍군의 후계자를 대대로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훈련은 싸울 수 있고 싸우면 이길 수 있는 군대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현대전의 특징과 법칙을 잘 파악해 필요한 건 뭐든 하라"고 말했다.

난창은 1927년 저우언라이(周恩來)와 주더(朱德) 등이 국민당의 탄압에 맞서 무장 봉기를 일으켰던 곳이다. 중국은 봉기가 일어난 8월 1일을 인민해방군 건군기념일로 삼아 기념하고 있다.

보병학교 내에는 덩샤오핑(鄧小平)이 머물렀던 옛집이 있지만 관영 매체 보도에 시 주석이 이곳을 들렀다는 내용은 없었다.

시 주석은 지난 20일 인민해방군의 전신인 홍군이 대장정을 시작한 장시성 위두(于都)현의 장정 출발 기념비에 헌화하고, 대미 압박 카드로 거론되는 희토류 관련 기업을 시찰하는 등 미국을 겨냥한 행보를 지속하는 중이다.

이날 보병학교 방문도 그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종성(鐘聲) 칼럼을 통해 "미국은 무역협상이 무산된 책임을 중국에 뒤집어씌우고 있다"며 "이는 무례함의 극치이며 중국을 향한 극한 압박의 핑계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신뢰가 없는 사람은 성공할 수 없고 신뢰가 없는 국가는 쇠퇴하기 마련"이라며 "미국은 협상에서 더 이득을 얻기 위해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미 항전 의지를 내비치면서도 대화의 문을 닫지는 않는 모습이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는 21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결론에 이르기 위해 협상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며 "문은 아직 열려 있다"고 밝혔다.

추이 대사는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감축을 위해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를 더 많이 사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는 언급도 했다.

중국이 구사하는 강온 양면 전술에서 답답한 속내도 읽힌다.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상향 조정하자, 중국도 600억 달러어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관세 부과가 시작되는 시점은 6월 1일로 열흘 남짓 남았다. 양측은 베이징에서 후속 협상을 벌이기로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후속 협상 없이 중국의 관세 부과가 시작되면 무역전쟁은 전면전 양상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추가 보복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수뇌부가 미국을 상대로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굳힌 것 같지만 강대강 대치가 지속되는 데 대한 부담도 있을 것"이라며 "전의를 다지면서도 한편으로 대화 재개를 모색하는 행보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베이징=이재호 특파원 qingqi@ajunews.com

이재호 qingq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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