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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유럽 극우 단체 500여개, 페이스북서 조직적 여론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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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페이지' 통해 혐오 콘텐츠 공유

미용·건강 등 다루며 팔로워 모으는 전략

"풀뿌리 여론 흔들며 여론 조작하는 모습"

뉴시스

【뉴욕=AP/뉴시스】22일(현지시간) 세계시민운동단체 아바즈(Avaaz)는 세계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페이스북에 극우단체 500여개가 백인우월주의 메시지를 퍼뜨렸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있는 페이스북 본사의 '좋아요' 표지판. 2019.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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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되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유럽극우 단체들의 조직적인 여론 조작 움직임이 포착됐다.

22일(현지시간) 세계시민운동단체 아바즈(Avaaz)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페이스북에 극우단체 500여개가 혐오 콘텐츠를 퍼뜨렸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최근 600만 팔로워가 있는 극우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자체적인 정화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크리스토프 쇼트 아바즈 대표는 그러나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폴란드, 스페인에서 활동하는 500개 이상의 극우 계정이 확인됐다"며 "이들은 페이스북의 규정을 위반하며 가짜 뉴스를 퍼뜨리거나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 혹은 그들이 활동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콘텐츠의 공유 수를 늘리기 위해 가짜 계정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쇼트 대표가 지적한 페이스북 페이지 중 몇 개는 각국의 극우당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보다 인기가 높았다. 그는 "페이스북이 삭제한 스페인 극우 페이지 중 하나는 총 5억명의 방문자가 있었다"며 "이는 유럽의회 선거 유권자 수보다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쇼트는 이어 그는 "콘텐츠 공유와 댓글 등 상호작용이 없다면 얼마나 많은 팔로워가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이들의 진짜 문제는 높은 상호작용이라고 지적했다.

아바즈가 발견한 극우 페이스북 페이지는 백인우월주의적 내용을 꾸준히 공유하는 프랑스 계정부터 홀로코스트의 존재를 부정하는 독일 계정,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을 사칭하는 가짜 정당 페이지 등 다양했다.

아바즈는 "한 이탈리아 극우 페이스북 페이지는 미용, 축구, 건강 등 사람들이 쉽게 관심을 표현할 법한 콘텐츠를 담은 페이지를 개설한 다음 팔로워가 확보된 뒤 이를 정치적인 도구로 변형시키는 전술을 펼쳤다"고 부연했다.

농업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페이지가 극우 연맹을 지지하는 모습으로 변하기도 했다. 아바즈는 "이들은 갑자기 이주민이 경찰차를 들이받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유했다. 이는 영화의 한 장면이었으나 자극적인 장면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여론을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쇼트는 "극우 단체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단순히 다가오는 선거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 이들은 풀뿌리 여론을 움직임으로써 정치를 바꾸려는 시도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들 페이지가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수년간 특정 이슈를 더 중요하게 보이도록 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조사는 아바즈가 고용한 독립적인 조사원과 언론인 등의 주도로 진행됐다. 아바즈 측은 "4만7000명이 넘는 이들이 조사를 위해 자금을 모았다"며 "덕분에 재정적으로 독립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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