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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라오쯔하오] 마오쩌둥도 반한 390여 년 중국 가위 명가 장샤오취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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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이 기사는 5월 21일 오후 5시56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김은주 기자 = 중국에는 명나라 시기 1628년 설립된 이후 장인정신을 고집하며 가위를 전문적으로 생산해온 기업이 있다. 바로 39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가위 브랜드 장샤오취안(張小泉)이다.

‘실크(비단)의 도시’로 유명한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 위치한 ‘가위명가’ 장샤오취안은 실크를 비롯해 부채, 분가루, 담배와 함께 항저우의 5대 전통 특산품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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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샤오취안 [사진=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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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샤오취안은 청나라 궁정 전용 가위로 쓰이며 명성을 날리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청대 건륭제가 항저우에 행차를 나왔다가 장샤오취안 가위를 보고 한눈에 반해 황실에 공납용으쓰이기 시작했다. 오늘날까지 전 중국인들이 애용하는 ‘국민 가위’로 자리매김했다.

총 72단계의 공정을 거쳐 생산되는 장샤오취안은 중국 유명 인사들의 찬사가 끊이지 않는다. 중국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톈한(田漢)은 장샤오취안의 가위를 ‘바람처럼 날렵하고 기름처럼 매끄럽다’고 묘사했다. 중국 초대 주석인 마오쩌둥(毛澤東)은 수공업 진흥개혁을 지시할 당시 "장샤오취안 가위는 1만 년 후에도 존재해야 한다"며 극찬한 바 있다.

1963년 류샤오치(劉少奇) 중국 전 국가주석은 동남아 국가 순방 시 장샤오취안 가위 세트를 선물로 챙겨가기도 했다. 장샤오취안은 이를 통해 중국 대표 가위의 입지를 굳혔다.

현재 장샤오취안은 중국 정부가 역사적, 문화적 의미가 있는 전통 기업에만 특별히 사용하는 ‘중화(中華) 라오쯔하오(老字號)’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다. 또 이 기업만이 가진 고유한 가위 제조 기술은 중국의 국가급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어있다.

1628년 가내수공업으로 출발한 장샤오취안은 국유기업을 거쳐 항저우그룹유한공사로 탈바꿈했다. 현재 가정용 가위를 비롯해 농공업용 가위, 재단 가위, 미용 가위 등 100여 종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400 여 종에 이르는 규격을 보유하고 있다. 연간 가위 생산량은 4000여만 개에 이른다. 전문 가위 연구소를 따로 두고 있으며, 총 직원 수는 800여 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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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샤오취안의 가위 [사진=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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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샤오취안은 중국 내 시장에서 줄곧 업계 1위를 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남아, 유럽 등 지역에서도 활발히 판매 중이다. 지난 1915년 파나마 국제박람회에 수상을 통해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장샤오취안이란 브랜드 이름은 창업자 이름에서 따왔다. 창업자 장샤오취안은 부친과 함께 장다룽(張大隆)이란 가위 점포를 열었는데, 뛰어난 기술력과 우수한 재료만을 사용하면서 순식간에 전국적으로 명성을 날렸다.

이후 부친으로부터 가업을 이어받은 장샤오취안은 자신의 이름을 딴 장샤오취안으로 상호명을 바꿔 가업 명맥을 오늘날까지 이어오고 있다.

오늘날 장샤오취안은 고유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변화하는 사회상에 걸맞은 적절한 시스템 경영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즉 전통적인 제조 기법에 현대적 생산 프로세스 도입을 통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판매만 고집하지 않고 중국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 입점해 판매 루트 다양화에 힘쓰고 있다. 또 가위박물관 운영을 통해 브랜드를 홍보하고 있다. 1993년 설립된 가위박물관은 부지면적 2000㎡, 건축면적 500㎡규모로 총 15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선 미국 인기 드라마 ‘한니발’ 시즌 3 PPL 광고 등을 통해 해외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장샤오취안은 매출액 5억 위안(약 861억원)이라는 호실적을 기록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라오쯔하오라고 불리는 대부분의 중국 전통 기업들이 변화와 혁신에 실패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이에 힘입어 지난 4월 장샤오취안은 향후 3년 내 매출액 20억 위안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세웠다.

장샤오취안은 올 1분기만 해도 27종 주방용 도구와 19종의 정원용 도구를 새롭게 선보였다. 지난해엔 장샤오취안 연구개발 팀에 12명을 신규 영입해 300여 종의 신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eunjoo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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