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1 (토)

연정 해산 오스트리아, 극우 소속 장관 줄줄이 해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판데어벨렌 대통령, 대국민 사과…총선 전까지 임시 정부 체제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극우 자유당 부총리의 부패 추문으로 연정이 붕괴한 오스트리아에서 자유당 소속 장관들이 줄줄이 해임되며 조기 총선 전까지 임시 정부 체제가 꾸려지게 됐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은 전날 자유당이 맡았던 국방, 교통, 복지 등 3개 부처의 장관들을 해임했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하루 전에는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의 의견을 수용해 자유당 소속 헤르베르트 키클 내무장관도 해임했다.

부총리가 겸임한 행정·체육 장관직도 공석이 되면서 10명의 각료 중 국민당 소속과 무소속 각료 5명만 남게 됐다.

연합뉴스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왼쪽)이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와 함께 21일(현지시간) 저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1당인 국민당을 이끄는 쿠르츠 총리는 앞서 부패 추문에 휩싸인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전 부총리와 키클이 동반 사퇴하면 연정을 유지하겠다고 제안했으나 키클이 사퇴를 거부하자 연정을 해산했다.

자유당은 키클을 해임하면 각료들이 전원 사퇴하겠다고 압박했으나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자유당의 사퇴 카드를 전격 수용하고 쿠르츠 총리에게는 공석인 장관직에는 전문가를 임명해 9월 총선 전까지 임시 정부 체제를 꾸릴 것을 제안했다.

자유당 당수였던 슈트라헤 전 부총리는 러시아 재벌의 조카라는 여성과 재정적 후원을 대가로 정부 사업권을 거래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17일 저녁 언론에 공개되자 이튿날 사퇴했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21일 대국민담화에서 "정치가 남긴, 선을 넘어선 부도덕과 불신, 정치적 나태함에 대해 사과한다"며 "오스트리아는 그런 나라가 아니다. 우리는 그 점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로 정치를 혐오하며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며 다음 총선에서 꼭 투표해달라고 당부했다.

녹색당 대표였던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중도 좌우 진영의 지지를 받으며 극우 자유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2017년 총선 후 중도 우파 정당인 국민당이 자유당과 연정을 꾸렸을 때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연정이 깨지면서 원내 제3당이 된 자유당은 쿠르츠 총리 불신임 투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일부 소수 정당이 동조할 움직임을 보여 임시 내각 체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게 됐다.

minor@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