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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웰컴 투 봉준호 월드…송강호부터 최우식까지 전한 '기생충'의 세계[SS칸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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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칸(프랑스)=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영화 ‘기생충’이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제72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 공식 초청작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22일 오전(현지시각)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국내 취재진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취재진이 기자회견에 대거 참석하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짐작하게 했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뻔한 코드를 사용하지 않고 장르 영화를 통해 보여준 것 같아 너무 좋았다”는 이야기에 “감사하다. 언제나 저 자신이 장르 영화 감독이라 생각한다. 이상한 장르 영화 감독이다. 장르 규칙을 잘 따르지 않고 그 틈바구니로 사회의 현실이 들어간 것 같다. 특히 이번에 편안한 마음으로 맘껏 작업할 수 있었던데는 배우 분들의 공이 있다. 제가 쓰는 이상한 기이하고 변태적인 것들이 이분들을 거치면 격조있고, 사실적으로 되기에 배우분들께 감사하다”고 답했다.

지난 21일 첫 공개된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의 전작들을 오마주한 듯한 장면들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봉준호 감독은 “셀프 오마주를 의도한 적이 없다. 평소 하던대로 자연스럽게 시나리오를 쓰고, 직접 스토리보드를 그렸다. 평소 많이 작업을 했던, 처음 작업했지만 좋아하는 배우들과 촬영하다 보니 저의 느낌대로 영화가 나온 것이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공식 상영에서 8분 간의 기립박수가 이어졌던 것에 대해 “칸에서 상영되는 모든 영화에서 있으니 분과 초를 잴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옥자’ 때 같이 일했던 틸다 스윈튼이나 많은 동료분이 축하해주는 상영이어서 따뜻한 분위기 속에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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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 배우들은 봉준호 감독만의 디테일에 만족을 표했다. 장혜진은 “일상적으로 대화하듯 연기도 자연스럽게 왔다”면서 “감독님은 배우인 저보다 자세하고 다양하게 디렉팅을 해주시며 생각하고 연습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해주신다.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지’하고 놀란 적도 있다. 이래서 봉준호 감독님이구나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조여정 역시 “가장 실제에 가까운 순간들을 찾아가신 것 같았다”며 “희비가 공존하는 현실의 아주 진짜 같은 순간들을 표현해내는 것이 평생의 숙제인데, 감독님은 그것을 같이 찾아나가는 지도처럼 알아듣고 이해하기 쉽게 해주셨다”고 감사를 전했다.

또한 박소담도 “자신감을 주셨다. 어떤 연기를 보여드려도 감독님이 잘 잡아주실 것이란 믿음이 있어서 연기에 자신감이 있었다. 그 부분이 너무 감사했다. 이렇게 현장에서 즐길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즐겼던 것 같아 너무 행복했다”고 거들었다.

이선균은 “가이드 봉준호의 아름다운 패키지 여행”이라 비유하며 “어릴 때부터 꿈꿨던 감독님의 작품 안에 있다는 것이 긴장되고 떨렸다. 얼마 안가서 이 거장이 동네 영화 잘 찍는 형처럼 친근함을 주셔서 생각한 것 이상으로 행복하게 느꼈다”고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과 ‘괴물’, ‘살인의 추억’, ‘설국열차’ 등에서도 호흡을 맞춰온 송강호는 ‘정교함’에 대해 말했다. 그는 “정교함을 ‘봉테일’이라 하는데”라 말했고 봉준호 감독은 “싫어한다”고 농담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송강호는 “봉준호 세계의 모든 것이 구축됐고 정교하게 설게돼서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필요 이상의 연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봉준호 감독은 작품의 남다른 메시지에 대해서도 전했다. 앞서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이 칸 상영 스포일러 자제를 당부할 정도로 많은 이야기가 베일에 쌓여있었다. 하지만 웃음부터 사회적인 메시지까지 담은 작품이란 것이 알려지게 되며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기대를 높이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속 특별한 의미에 대해 “사실 전세계 영화 역사에서 수직적인 공간을 계급이나 계층을 나타내는 경우는 많았다. 대신 우리 영화의 특이한 점은 한국에만 있는 주거 구조인 반지하라는 것이다. 미묘한 뉘앙스가 있다. 지하인데 지상으로 믿고 싶어지는 공간이다. 여전히 곰팡이도 피고 눅눅하지만 햇빛이 드는 순간이 있다. 영화는 햇빛이 드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동시에 여기서 더 힘들어지면 완전히 지하로 갈 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존재한다. 묘한 반지하만의 뉘앙스가 있다. 서구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지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뜻밖의 웃음 포인트도 있었다. 긴장한 모습이었던 최우식은 연기에 대해 말하다가 “죄송합니다. 제가 말을 못해서”라 솔직하게 전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계단에서 감독님이 주문했던 것이 ‘스파이더맨처럼 웅크리며 가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에 봉준호 감독은 “너 약간의 스포일러 기운이 있다. 조심하도록 하자”고 당부해 또 한번 웃음을 더했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공식 상영과 기자회견을 마친 ‘기생충’ 팀은 매체 인터뷰를 진행하며 칸의 일정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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