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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보잉 737맥스 추락, 버드 스트라이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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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 ‘美 항공당국 관리 인용’ 보도 / “시스템센서 오작동 원인일 수도” / 佛 여성, 2억7600만弗 손배소 등 / 유족·항공사, 보잉에 대규모 소송

세계일보

잇단 사고로 수백명의 탑승객이 숨진 오명의 ‘보잉 737맥스’ 기종이 ‘버드 스트라이크’(항공기와 새의 충돌) 때문에 추락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21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최근 미 항공당국 관리들은 보잉 737기의 추락 사고와 관련해 버드 스트라이크설을 시사했다. 추락 사고를 조사해 온 관리들은 사고가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 오작동 때문이며, 이로 인해 실속 방지 시스템이 작동된 것이 비행기 기수를 급강하시켰다고 파악한 바 있다. 이 관리들은 해당 시스템의 센서 오작동 원인이 새와 충돌한 데 따른 것일 가능성을 지켜보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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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1일 아프리카 동부 에티오피아의 비쇼프투 인근 에티오피아항공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 추락 현장에 사고기 잔해가 어지럽게 널려 있다. AP연합뉴스


이 같은 내용이 발표되자 보잉 주가는 이날 오전 장에서 1.3% 상승했다고 CNBC는 밝혔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이 주장의 신빙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소속 보잉 737기가 추락했을 때도 마이크 시넷 보잉 부사장이 아메리칸항공 조종사들과의 비공개회의에서 버드 스트라이크설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이로 인한 항공기 추락 가능성은 낮으며, 버드 스트라이크 문제는 조종사들이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정도라고 정리됐다.

통상 버드 스트라이크는 연간 1만회 이상 발생하지만 추락 사고를 일으키는 사례는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3월 추락한 에티오피아항공의 보잉 737기 역시 사고 보고서에 외부 물체가 손상을 입힌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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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3일(현지시간) 한 에티오피아인 희생자의 유가족이 땅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두 차례 사고와 그에 따른 운항중단 조치로 유족 및 각국 항공사들의 대규모 소송도 본격화하고 있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737기 추락사고로 남편을 잃은 한 프랑스 여성이 보잉사를 상대로 2억7600만달러(약 33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유족 배상금이 1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보잉 측이 기체 결함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그 액수는 더 커질 전망이다.

터키항공은 보잉으로부터 올가을 전 조기 보상을 기대했다. 일케르 아이즈 터키항공 회장은 오는 24일 보잉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여객기 운항 중단에 따른 보상과 기존 주문처리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중국의 3대 국유 항공사도 보잉을 상대로 ‘B-737 맥스’ 항공기 운항 중단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일제히 제기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에어차이나(중국국제항공)와 중국남방항공이 737 맥스 항공기의 장시간 운항 중단에 따라 미국 보잉을 상대로 정식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고 이날 보도했다. 전날에는 중국동방항공이 중국 항공사 가운데 처음으로 보잉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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