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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美·이란 군사 충돌 땐 전쟁터 될라” 중동국들 긴급 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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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총리, 양국에 대표단 파견 / 카타르·오만 외무는 테헤란 방문

세계일보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군사적 충돌 우려까지 낳을 만큼 고조되는 가운데 두 나라와 모두 우호적인 이라크 등의 중동국가들이 중재 외교에 나서고 있다. 긴장이 더 지속되면 자국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아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21일(현지시간) “이라크 정부가 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신속히 테헤란과 워싱턴에 대표단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AP가 전했다.

이라크 정부와 의회는 이란과 가까운 정파, 정치인이 주도하고 지리적으로도 인접해 이란과 여러 방면에서 밀접하다. 2014년부터 3년간 진행된 이슬람국가(IS) 격퇴전 과정에서 이라크는 이란에서 군사 지원을 받았다. 동시에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을 축출한 이후 미국의 영향도 이란에 못지않다. 이라크에는 현재 미군 5000여명이 주둔한다. 이 때문에 이라크는 두 나라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등거리’ 실리주의 외교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과 이란이 군사적으로 충돌하면 둘 사이에 낀 이라크가 그 전장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라크가 필사적으로 미국과 이란의 전쟁을 막으려고 하는 이유다. 압둘마흐디 총리는 “이라크가 남의 전쟁터가 되거나 전면전의 발사대가 되도록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 상황을 진정하는 일은 이라크와 우리 국민, 중동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걸프 국가인 카타르와 오만의 외무장관이 테헤란을 잇달아 방문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들이 이슬람권의 지도국가라고 할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영향권 밖이라는 점에서 미국과 이란 사이를 오가며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두 나라는 모두 아랍권에 속하지만 사우디와 이란의 패권 경쟁과 미국의 대이란 적대 정책으로 경색된 중동에서 운신의 폭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기 때문이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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