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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화웨이, 자력 생존 ‘플랜B’ 마련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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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OS 훙멍 올가을 출시”

반도체도 직접 개발하기로

유럽 공급사와 연대 시도도

중국, 규제 맞서 세제 혜택

미국 정부의 거래제한 명단에 오른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모바일 운용체제(OS) 운용 같은 차선책(플랜B) 마련에 들어갔다.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차단돼도 ‘예비 타이어’로 갈아끼우고 ‘주행’을 멈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위청둥(餘承東) 화웨이 소비자업무 최고경영자(CEO)는 21일 저녁 소셜미디어 웨이보를 통해 “화웨이 자체 OS가 이르면 올가을, 늦어도 내년 봄쯤 출시된다”며 시간표를 제시했다. 또 “화웨이 OS를 사용하면 애플리케이션 운용 성능이 60% 이상 향상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화웨이는 그동안 상하이교통대학과 공동으로 리눅스(Linux)를 기반으로 한 독자 OS인 훙멍(鴻蒙)을 개발해왔다. 훙멍은 중국의 신화 속에서 세상이 탄생하기 전 혼돈 상태 속의 신비로운 힘을 뜻한다. 미국이 동맹국들과 화웨이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보이콧, 미국 기업과의 거래제한 조치까지 꺼내자 자체 생존 전략을 세운 것이다.

구글은 미 상무부가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를 90일간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하자, 중단키로 했던 화웨이 스마트폰 안드로이드와 구글 서비스를 90일간 계속하기로 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웨이는 핵심 부품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인정하면서도 “이론을 착실히 다지고 우수한 인재 영입을 해야 한다”고 했다. 화웨이는 공급업체들과의 관계를 다지고,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영국·독일 등 유럽국들과의 연대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국 내 공급업체들과 개별 접촉해 미국 정부의 거래제한 조치 이후에도 거래가 가능한지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는 90여개사이며, 이 중 미국 기업이 33개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통신장비업체 중싱(ZTE)은 미국의 반도체 등 핵심 부품 수출 금지조치로 부도 위기까지 내몰렸다. 이에 놀란 중국 정부는 ‘과학영도소조’를 꾸리는 등 중국산 반도체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기술격차를 좁히는 데는 적잖은 시간과 자본이 투자돼야 한다. 화웨이의 비상계획이 안착하는 데 적어도 1~2년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동안 스마트폰 등의 해외 판매 감소 등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중국 재정부는 22일 미국의 첨단산업 규제에 대응해 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자국 소프트웨어·집적회로 산업에 대한 세금 감면 계획을 발표했다. 2018년 이전 설립된 관련 기업들은 창업 후 첫 2년간 소득세가 전면 면제되고 3~5년까지 절반 면제된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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