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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日, 레이와 바람 타고 '고슈인'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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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이나 신사의 참배 증명서… 너도나도 5월1일자 찍힌 것 수집

메이지궁 세트, 295만원에 낙찰

조선일보

이달부터 새로운 연호 레이와(令和)를 사용하게 된 일본에서 '고슈인(御朱印)' 열풍이 일고 있다. 고슈인은 일본의 절이나 신사(神社)가 참배객들에게 300~500엔 정도를 받고 판매하는 일종의 참배 증명서다. 고슈인엔 사찰의 이름과 발행 날짜가 표시되어 있어 '레이와 원년 5월 1일'이 적힌 고슈인을 수집하려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레이와 첫날인 이달 1일 도쿄 메이지(明治)신궁 고슈인을 사려는 사람들이 10시간 가까이 줄을 서는 등 '레이와 고슈인'을 사려는 사람들이 유명 사찰에 몰리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레이와 이전 연호인 헤이세이(平成)의 마지막 날인 4월 30일과 5월 1일자 메이지신궁 고슈인 2장을 묶은 세트〈사진〉는 최근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27만3000엔(약 295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원래 메이지신궁에서는 고슈인 1장에 500엔씩 받으니, 273배 가격에 판매된 셈이다.

도쿄 아사쿠사(淺草)신사는 헤이세이를 마무리하는 4월 27일부터 레이와가 시작된 5월 6일까지 은박과 금박을 입힌 한정판 고슈인을 제작해 평소의 2배 가격인 1000엔에 팔았다. 이 한정판을 받기 위해 하루에 1500명 이상이 몰렸고, 최근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는 5배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고슈인엔 사찰 고유의 붉은색 도장이 찍혀 있고, 필체와 종이 무늬 등이 제각각이라 우표처럼 수집하는 일본인이 적지 않았지만 최근의 과열 인기에 사찰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슈인을 사려는 참배객들이 새치기를 하거나, 수량이 떨어지면 욕설을 퍼붓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아사쿠사신사는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신앙의 장소인 신사에서 개인의 편의를 우선시하는 풍조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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