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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테러·사이코·심리…삼색 스릴러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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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의 테러리스트·소포·사일런트 페이션트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할리우드 영화와 TV 시리즈의 강세는 엄청난 자본과 물량 투입 외에도 다양하고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2차 창작물 기반이 될 소설 시장이 방대한 덕분이다.

영미권 독서 문화가 워낙 생활화한 덕분에 베스트셀러 소설이 자주 나오고 이를 기반으로 영화와 TV 드라마가 제작된다.

이런 토양에서는 순수문학뿐 아니라 장르 소설이 발달한다. 특히 스릴러·미스터리·판타지 소설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차이는 다소 있지만, 유럽과 일본도 이런 경향이 존재한다.

이번 주엔 인기 있는 외국 스릴러 소설 세 편이 번역돼 국내에 소개됐다. 내용상으로도 테러 스릴러, 사이코 스릴러, 심리 스릴러로 각각 색깔이 다르다.

제43회 일본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상 수상작 '양들의 테러리스트'(은행나무)는 오쿠다 히데오가 쓴 스릴러다.

2010년 출간된 '올림픽의 몸값 1·2'를 다듬고 합본한 개정판으로 전혀 다른 네 명의 중심인물이 1964년 도쿄올림픽을 배경으로 한 연쇄 테러 사건에 각각 다른 방식으로 개입한다.

심지어 시간대도 다르게 설정해 조각조각 떨어진 이야기를 완성해나가며 긴장감을 높인다. 뛰어난 시각화와 디테일 묘사도 돋보인다. 종전 후 19년, 폐허를 빠르게 극복해가는 활기찬 도쿄를 만나보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히가시노 게이고와 함께 순수와 대중 문학 경계를 오가는 '크로스오버 작가'로 꼽힌다. 772쪽. 1만8천원.

연합뉴스


유럽 사이코 스릴러의 대가 제바스티안 피체크가 쓴 '소포'는 독일에서만 130만부가 팔린 히트작이다.

공포, 서스펜스, 속도감, 치밀한 심리 묘사, 예상 불가한 반전 등 사이코 스릴러가 가져야 할 미덕을 충분히 보유했다는 평가다.

여성만 상대로 연쇄살인이 일어난다는, 식상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작가 특유의 재능과 글솜씨로 독자들을 몰입시킨다. 여자들 머리카락을 밀고 살해하는 수법 때문에 '이발사'로 불리는 사이코패스에 끌려간 여주인공은 다행히 목숨을 건진 채 정신병원에서 발견되는데….

피체크는 2006년 7월 데뷔작 '테라피'가 최고 화제작 '다빈치 코드'마저 제치고 독일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를 만큼 시작부터 재능을 보인 작가다. '소포', '차단', '눈알수집가' 등이 33개국에서 1천200만부 이상 팔렸다. 368쪽. 1만4천원.

심리 스릴러를 표방한 '사일런트 페이션트'는 극작가 알렉스 마이클리디스 첫 소설인데도 지난 2월 미국에 소개되자마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화제작이다.

아마존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배우 겸 제작자 브래드 피트가 공동 제작하는 영화 판권 계약까지 했다.

남편을 권총으로 잔인하게 살해하고 실어증에 걸린 화가를 범죄 심리상담가가 맡아 치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주요 등장인물들 심리를 미스터리 기법을 활용해 긴장감 있게 묘사한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치밀한 구성이 돋보인다. 416쪽. 1만5천800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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