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0 (금)

하노이회담 결렬 뒤엔…"北, 정상간에서만 합의될걸로 믿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힐 전 차관보 "김정은, 핵 정보 트럼프에게만 주려했다"

"비건 등 협상 실무진엔 정보 안주고 논의도 거부"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28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을 마치고 중앙정원 회랑을 산책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만 핵 프로그램 정보를 건네려했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거래를 통해서만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라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힐 전 차관보는 이날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 실무진에게는 어떠한 세부 정보도 주려고 하지 않았으며 오직 트럼프 대통령에게만 이를 건네려 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거래를 통해서만 비핵화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미 정상 간 대화에 끼어들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귓속말을 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곧바로 좀 더 부정적으로 바뀌곤 했고, 북한은 이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변화시킨 것으로 느낀 것 같다고도 말했다.

이 때문에 하노이 회담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결렬된 뒤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의 교체를 요구한 건 이런 정황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8일 권정국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하노이 수괴회담의 교훈에 비추어 보아도 일이 될 만하다가도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나군(날아가고) 하는데 앞으로도 내가 우려하는 것은 폼페이오가 회담에 관여하면 또 판이 지저분해지고 일이 꼬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앞으로 미국과의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에도 폼페이오가 아닌 우리와의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대화 상대로 나서기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권정국 국장은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가 여전히 좋다는 것이며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하고 계시는 것"이라고도 말했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차관보 역시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실제로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는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즉 북한 협상팀은 미국 측과 어떤 형태의 진지한 논의를 나누는 것도 근본적으고 거부했고 자신들의 지도자(김정은 위원장)가 하노이에 도착하면 정상끼리 모든 것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조정관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거래하면 자신의 제안대로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믿은 김 위원장의 셈법은 결국 오판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대해 오판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s914@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